경제·금융

구조조정 진척땐 "증시 활황"

구조조정 진척땐 "증시 활황"외국인이 기침하면 한국투자가는 독감에 걸린다(?). 우리나라 전체 상장주식의 28%를 보유하고 있는 외국인투자가의 증시영향력을 단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실제로 올해들어 증권시장은 나스닥을 비롯한 미국시장과 외국인투자가의 움직임에 따라 급등락이 교차되는 모습을 보였다. 외국인투자가의 매매패턴을 모르면 주식투자를 할 수 없는 정도로 시장이 달라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외국인투자가의 동향을 알면 향후 주식시장의 흐름을 어느정도는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다. ◇외국인투자가 「BUY KOREA」에서 「WATCH KOREA」로 변하고 있다= 올들어 외국인투자가들은 10조원이 넘는 주식을 순매수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보면 외국인투자가들이 한국시장의 주식을 매집하기 시작한 99년 8월이후 총 16조원에 육박하는 주식을 순매수했다. 외국인투자가의 바이코리아 열풍은 동남아지역 국가중 가장 모범적으로 IMF위기를 극복하고 있다는 인식과 경기호전, 특히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메모리반도체 주식에 대한 투자로 해석할 수 있었다. 하지만 외국인투자가들이 1년만에 순매도로 전환된데는 경기여건의 변화가 가장 큰 변수로 작용했다. 1차적인 매도공세의 주요한 원인은 반도체경기 논쟁. 아직까지도 뚜렷하게 가닥을 잡지못하고 있는 향후 반도체경기에 대한 논란과 함께 16MD램 가격은 최고 9달러선에 육박했지만 최근들어 6달러대로 30%이상 폭락했다. 외국인투자가들이 9월들어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순매도를 보인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국제유가의 초강세 현상도 한국을 포함한 동남아경제의 둔화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각종 경제지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 점도 외국인의 순매도전환의 한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최근 아시아 이머징 마켓에 대한 투자비중을 높이던 일부 펀드들이 9월들어 자금이 감소함에 따라 한국물 줄이기에 나섰던 것으로 파악된다. SK증권 리서치센터 강현철 연구원은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기존 아시아 이머징 마켓에 투자하던 글로벌 및 인터내셔날 펀드들이 포트폴리오 재구성 차원에서 9월에 매도공세를 보였다』며 『2주간의 매도공세를 통해 전체 물량중 약 10%정도는 줄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당분간 대량의 매도공세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즉 이러한 매매패턴의 변화가 「SELL KOREA」로의 전환은 아니라는 것이다. 현장에서 외국인와 접촉하고 있는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들도 마찬가지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한국시장의 주가가 연초에 비해 크게 하락해 경제환경의 악화를 일정부분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증시전문가들은 따라서 현재의 외국인 매매동향에 대해 한국시장을 판다는 개념보다는 관망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외국인들은 경기동향과 구조조정의 잣대로 한국시장을 보고 있다= 그렇다면 외국인투자가들은 어떤 관점에서 향후 한국시장에 대한 투자전략을 수립할까. 기본적으로 외국인은 한국경제의 동향에 대해 면밀하게 검토할 것이다. 한국경제가 적정성장률 수준에서 안정되는 모습을 찾고 있다고 판단된다면 한국시장에 대해 긍정적인 관점으로 변화할 것이다. 아직까지는 외국인들이 한국경제의 펀더멘털에 대해 부정적인 관점으로 전환됐다는 징후는 없다. 외국인투자가들이 시가총액 상위종목에 대해 여전히 긍정적인 관점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의 증시약세가 일시적인 현상이라기보다는 동남아경제권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반영된 점은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한 금융구조조정에 대해 촉각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시장이 구조적으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인 것이 금융권의 후진성에서 비롯된 점이 크기 때문에 향후 경제성장의 안정적인 기반이 될 수 있는 구조조정의 진행속도와 정도를 판단해 한국시장의 비중을 조정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최근의 유가상승에 따른 물가불안과 통화회수, 연말까지 이어질 회사채 만기물량의 처리과정과 금융구조조정 진행의 속도가 예상에 미치지 못할 경우 외국인투자가들이 한국시장에서 느끼는 매력도는 약해질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SELL KOREA」로 변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영훈기자DUBBCHO@SED.CO.KR 입력시간 2000/09/24 18:38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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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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