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대우차와 증시] 아직은 판단유보 성사땐 대형호재

6일 주식시장은 표면적으로는 대우차와 GM의 양해각서 교환에 대해 「좀더 지켜보자」는 반응을 나타냈다.대우가 사태해결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는 점에서 호재로 인식되지만 결과가 나올 때까지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 증시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었다. 대한투신의 조봉삼(趙封三) 상무는 『대우문제가 중간중간 곡절은 있겠지만 원만히 해결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단기적으로는 불안심리로 인해 증시가 출렁거릴 수 있으나 경제의 펀더멘탈이 좋아지고 있으므로 시장이 곧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주식시장에서는 대우계열 상장사 주가가 강세를 나타냈다. 더이상 사태가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고 해결의 실마리가 잡혀가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투자가들도 아직은 대우문제에 대해 반신반의하고 있다. 대우차의 지분매각이 구체화되면 이들의 시각도 호의적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굿모닝증권의 이근모(李根模) 상무는 『대우차와 GM의 양해각서 교환은 협상의 시작을 의미하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가들의 기조를 바꿔놓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李상무는 그러나 『외국인들도 대우문제를 충분히 알고 있기 때문에 특별히 대우문제로 인해 주식을 매각하는 것은 아니다』며 『외국인들은 오히려 금리상승에 대한 우려감이 크고 주가가 충분히 싸지면 매입할 의사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더블유아이카증권의 김기태(金基泰) 이사도 『양해각서 교환 자체를 가지고 외국인 투자가들이 반응을 나타내지는 않고 있다』며 『정부의 의지가 뚜렷하고 대우역시 목표점으로 나아가고 있으나 문제해결에 도달할 때까지 증시는 상당한 진폭을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증권전문가들의 진단은 이날 발표된 양해각서 내용만을 전제로 한 것이다. 하지만 대우그룹과 GM은 이미 경영권 양도를 포함한 중요한 거래의 윤곽에 대해 대부분 합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같은 합의내용이 현실화되면 증권시장의 분위기는 일순간에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 대우그룹 구조조정 문제는 국제통화기금체제를 벗어나려는 우리경제에게 최후의 관문으로 인식되어 왔다. 지난달 중순이후 대우문제가 본격적으로 공개 논의되자 증시는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은 주식을 지속적으로 팔면서「불투명한 대우문제 해결 전망」을 매도의 이유로 들었다. 이제 대우가 자동차를 GM에 매각한다면 대우 구조조정 문제는 사실상 성공적으로 일단락되는 셈이며 이는 한국경제 구조조정의 대미가 될 것이라는 것이 증권계의 인식이다. 이렇게 되면 외국인들이 한국주식을 다시 사모으지 않을 수 없다. 외국인 눈치를 보던 국내 투신권 등 기관투자가들도 더 늦기 전에 주식매집 전열에 동참할 것이 분명하다. 이같은 기관·외국인의 움직임은 국내 개인투자자들에게 다시금 증시로의 유인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사상최고가 될것으로 보이는 금년도 기업실적, 엔고로 인한 국내경제의 활력 가속화 등 기초적인 여건이 좋은데다 단 한가지 악재였던 대우문제마저 해결되면 우리 증시는 날개를 달게 될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신영증권의 장득수(張得洙) 조사부장은 『이번 양해각서 교환을 기점으로 시장반응이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며 『고객예탁금의 지속적인 유입과 주식형 수익증권의 꾸준한 증가등 증시내 유동성이 안정된 상황에서 대우사태 해결과 함께 외국인의 매도강도가 약해진다면 증시는 매우 빠르게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이 낙관적인 시나리오는 대우그룹이 성의있는 자세로 협상의 구체적인 진전을 이루어내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대우차의 매각이 또다시 구두탄에 그치고 시간끌기에 들어간다면 증시에는 더욱 깊은 골짜기가 기다릴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張부장은 『시장이 돌아서기 위해서는 대우가 진정으로 뛰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한다』며 『정부도 대우에 대한 압력의 수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대투신의 최대문(崔大文)이사도 『대우문제를 처리하면서 나타날 잠재된 문제들의 난이도와 채권 금융기관의 내구력등이 증시회복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崔이사는 『양해각서의 교환은 대우해결의 시작이라는 점은 분명하지만 이것이 현재 증시의 걸림돌을 모두 제거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대우차 매각을 중심으로한 대우그룹 구조조정문제는 「발표」보다는 「실천」이 중요하다는 것을 시장이 가르쳐주고 있다. 정명수기자ILIGHT3@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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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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