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정부부처 조직개편안] 유사기능 통합 효율성 제고 중점

국민의 정부 출범 이후 두번째로 단행한 이번 정부조직 개편은 지난해 1차 개편이 정부조직의 하드웨어에 중점을 두었던데 비해 소프트웨어의 개편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부처간의 기능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등 유사·중복기능을 통폐합해 중앙부처 본부의 기능을 핵심역량 위주로 재편하는데 주안점을 두었다. 정부는 이번 개편에서 규제·관리기능을 대폭 줄이고 유사·중복기능은 통폐합하는 등 대국대과 원칙을 실천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감축대상 부처들의 반발속에 총46억원을 들여 기획예산위의 민간경영진단팀이 마련한 최초안에는 못미치지만 행정자치부가 마련한 정부조직 개편 시안은 대체로 관철됐다는 평이다. 행정자치부는 당초 125∼126개 실·국·과를 줄이는 방안을 각 부처에 통보했으나 협의과정에서 120개로 최종 확정됐다. 그러나 이번 직제개편으로 기획예산처·국정홍보처·중앙인사위 등이 신설되는 데다 4급 이상 직급 241개가 감축돼 정부직제 제·개정안이 오는 20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시행되면 장·차관급을 포함한 대규모 인사가 단행돼 공직사회가 대대적인 인사 회오리가 불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3급 이상 자리의 20%에 대해서는 내년까지 개방형 임용제도가 시행될 예정이어서 「철밥통」으로 불리던 공직사회도 경쟁과 변화의 소용돌이에 휩싸일 수 밖에 없게 됐다. 그러나 이번 직제개편에서 정원감축이 현업부서의 경영합리화 위주로 진행돼 「힘없는 부처」만 집중적으로 희생당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직제개편에서 정원감축이 가장 많이 이뤄진 곳은 우정국과 체신금융국이 우정사업본부로 개편돼 떨어져나가는 정보통신부로 7,035명이 줄어든다. 철도청도 4국2본부체체에서 10본부체제로 개편되면서 4,193명이 감축된다. 우정분야는 집배원 파트타임제 도입과 우편수송 민간위탁, 철도청은 현업사무소를 외주운영하거나 통폐합하는 방식 등을 통해 기술직 위주로 인원감축이 이뤄졌다. 우정·철도분야는 앞으로 책임경영기관화 및 민영화를 통해 독립된다. 두 부처에서 감축되는 인력은 1만1,228명으로 전체 감축정원 1만4,861명의 75.6%나 된다. 45개 중앙행정기관 중 이들 두 부처를 제외한 다른 기관의 감축정원은 3,633명에 불과할 뿐이다. 이밖에 해양수산부는 559명, 농림부 410명, 보건복지부 296명, 문화관광부 171명, 국방부 162명, 관세청 155명, 건설교통부 129명, 경찰청 127명, 산림청 120명, 행정자치부 115명 등의 순으로 정원감축이 이뤄졌다. 이 때문에 「힘있는 부처」는 별로 타격을 입지 않았다는 불만의 소리도 들린다. 재경부의 경우 감축정원이 113명(전체 정원의 16.0%)이지만 정원이 86명인 세무대학이 오는 2001년 폐지되는 것을 감안하면 실제로 감축되는 인원은 27명에 불과할 뿐이다. 어쨋든 이번 직제개편을 통해 부처간 유사·중복기능이 상당부분 통합, 일원화돼 정책입안과 집행의 효율성이 높아지게 됐다. 재경부의 경우 금융감독기능이 금융감독위로 이관되고, 외국인 투자유치기능은 산업자원부로 일원화됐다. 산자부의 소비자 보호기능은 공정위로, 산림청 야생조수 보호기능은 환경부로, 식·의약품 안전정책기능은 식약청으로 통합됐다. 감량추세 속에서도 재경부의 경제정책 조정기능 강화(정책조정과 신설), 과학기술부 과학기술정책국의 실 승격, 지방노동청의 고용안정센터 신설 등 국가경쟁력이나 삶의 질과 직결되는 분야는 기능이 보강됐다. 삶의 질이나 안전과 관련된 분야에서는 한강수질개선을 위해 한강유역관리청을 신설하고, 항공안전 전담인력(47명)을 보강하는 동시에 보건복지부 사회복지정책실에 노인보건과, 국립보건원에 1부1과(감염질환부, 감염질환관리과)를 각각 신설해 노인복지 및 질병관리기능을 강화했다. 금융감독위원회는 법규심의관을 신설하고 법규과를 법규총괄과와 법규심의과로 개편해 1관1과가 증가, 유일하게 조직이 늘어났다. 검찰·경찰, 지방공무원은 이번 개편에서 제외돼 추후 별도계획을 통해 조직개편이 단행될 계획이다. 실·국·과 폐지 및 정원감축으로 자리를 잃게된 공무원들은 보직이 바뀌거나 대기발령상태로 있다 1급·별정직은 6개월 뒤인 오는 11월말까지, 일반직은 1년후인 내년 6월말까지 보직을 받지 못하면 정리된다. /임웅재 기자 JAEL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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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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