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임금과 열악한 근무조건에 허덕이는 3D 업종에서 이적료가 억대에 이르는 기술자가 나왔다.
28년째 피혁도장 제조의 한길을 걸어온 김문(51) 엠앤엘 전무이사가 주인공. 그는 30평 아파트, 쏘나타 승용차 등 1억4,000만원 상당의 이적료에 5,400만원의 연봉을 받고 시화공단에 있는 ‘엠앤엘’로 지난 1일 스카우트됐다.
최선옥 엠앤엘 사장은 “전에 근무했던 회사에서 김 전무를 놓아주지 않으려고 우리 회사가 곧 망할 것이라는 식의 비방도 서슴지 않았을 정도”라며 “김 전무에게는 물론 거래처에도 소문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해명해야 했다”고 말했다.
숙달된 기술자가 있어야 똑같은 제품을 공급할 수 있고 반품도 줄일 수 있는 피혁업계의 생리상 그의 엄청난(?) 몸값은 이유가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그는 소가죽을 핸드백용으로 가공한 원단 ‘캔디’와 여성용 지갑ㆍ구두 등에 쓰이는 가죽원단 ‘진달래’ 등 지금까지 50여가지 피혁원단을 개발해온 재주꾼으로 알려져 있다.
김 전무는 “3D 업종이라도 진정한 기술자라면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현재 가진 피혁가공 기술로 특허출원도 해 가치를 인정받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