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카드사 "年1조 새수요" 환영

■ 상품권 카드로 구입 업계반응양측 갈등 재연소지… 부작용대책부터 세워야 신용카드를 통한 상품권 구매를 허용한다는 정부의 방침에 대해 카드사는 일제히 환영하는 반면 백화점은 개인들까지 상품권 불법할인 시장, 소위 '카드깡시장'에 동원될 수 있어 우려된다며 정반대의 입장을 보였다. 카드사들은 올해 5조원 정도로 추정되는 백화점 상품권시장에서 개인들의 구매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백화점들이 그동안 법인카드를 통한 상품권 구매를 허용해왔고 선불(PP)카드는 개인카드로도 구매할 수 있도록 해와 큰 부작용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백화점들은 현금이 부족한 이들이 대거 상품권 불법할인 '깡'에 동원돼 오히려 신용불량자를 양산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상품권의 유통구조가 심각하게 왜곡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 기대에 들뜬 카드업계 카드사들은 이번 조치로 연간 1조원 정도의 신규 카드결제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명절이나 연말연시, 가정의 달 등을 중심으로 현금대체 및 신규수요가 크게 일어날 것이라는 기대다. 카드사들은 받고 싶은 선물에 대한 온갖 여론조사에서 수년간 1위를 지켜온 백화점 상품권의 인기를 감안하면 이번 조치가 경영에 호조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상품권 불법할인 문제에 대해 카드사들은 다양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카드사별로 수백억원 이상의 투자비를 들여 회원들의 구매패턴과 결제능력 등에 대한 시스템을 갖춰 이상징후 거래를 예방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놓았다는 설명이다. 카드사들은 백화점들이 명분상 상품권 깡을 우려하는 것처럼 주장하지만 사실은 카드 수수료 지불을 부담스러워하는 게 카드를 통한 상품권 구매를 반대하는 가장 큰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 우려하는 백화점업계 백화점업계는 상품권을 신용카드로 살 수 있게 되면 각종 불법할인이 기승을 부려 심각한 부작용이 생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신용카드를 이용한 깡은 위장 가맹점에서 물건을 구입한 것으로 허위전표를 끊고 카드사로부터 돈을 타내는 수법이 주로 이용된다. 일반인들이 스스로 카드깡을 하기는 어려워 중개업자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물품과 달리 상품권은 누구나 카드깡을 할 수 있어 이로 인한 신용불량자 증가와 상품권시장 왜곡 등 각종 사회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는 게 백화점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백화점들은 또 상품권 액면금액의 60% 이상을 사용했을 때 나머지 40%는 현금으로 환불해줘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신용으로 상품권을 팔고 현금을 내줘야 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백화점은 현금으로 환불해줄 필요가 없는 선불카드에 대해서만 개인카드 결제를 허용하고 있다. 백화점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정부로부터 상품권 신용카드 구입과 관련한 공식적인 입장을 전달받지 못했다"며 "정책을 시행하기 전에 각종 부작용에 대한 대책부터 세워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백화점-카드사 갈등 재연될 수도=이처럼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일부에서는 백화점과 카드사의 분쟁이 재발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지난 3월 카드사와 수수료 분쟁시 백화점들은 특정 카드의 결제거부라는 실력행사를 통해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켰다. 백화점업계의 반대에도 불구, 정부의 방침대로 개인 카드를 통한 상품권 구매가 전면 시행되면 백화점들이 카드사들에 또다시 수수료 인하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상거래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되는 이번 제도가 제대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백화점과 카드사 모두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동석기자 김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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