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약달러 용인과 유럽연합(EU)의 시장개입이 사실상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유로에 대한 달러가치가 1.36달러를 넘어 사상 최저를 경신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유럽 국가들이 일본과의 공조체제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을 들어 당분간 인위적인 외환시장 개입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내년에도 달러약세는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7일(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가치는 전날보다 0.82센트(0.61%) 내린 유로당 1.3612달러를 기록, 이달 들어서만 7번째 사상 최저를 갈아치웠다. 엔달러 환율도 103.01엔을 나타냈고 장 중 한때 102엔대로 떨어지기도 했다.
이처럼 달러가치가 속절없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미국이 구두상으로는 강한 달러를 내세우면서도 실질적으로는 약달러를 묵인하고 있고, 유럽 국가들도 사실상 시장개입을 고려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바클레이즈캐피털의 토드 엘머 분석가는 “미 정부는 달러약세를 방관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며 유럽은 유로강세가 아직은 고통스러운 수준이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달러가치의 추가하락을 예상했다.
미국은 국내총생산(GDP)의 10%에 달하는 1조 달러의 쌍둥이적자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예산축소, 세제개혁 등 정부조치만으로는 불가능하며 약달러를 통한 교역조건 개선만이 유일한 돌파구인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유럽은 일본의 시장개입이 나타나지 않고 있는 상태에서 독자적으로 달러매수에 나설 수 없고, 설령 인위적으로 시장개입에 나선다 하더라도 달러약세 현상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월가 외환 전문가들은 미국의 달러약세 묵인에 유럽중앙은행(ECB)의 시장개입 의지가 없는 점을 이유로 달러가치는 유로당 1.4달러까지 쉽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달러가치가 이 수준에 도달하면 유럽 국가들이 수출타격과 경제 성장률 둔화를 우려해 시장개입을 검토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