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가계의 순 자산이 2년 만에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미국인 10명 중 9명은 아직도 경기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생각하고 있어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의 인식과 큰 괴리를 보였다. FRB는 17일(현지시간) 2ㆍ4 분기 중 미국 가계의 순자산이 전분기 대비 2조 달러(4%) 늘어난 53조1,000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가계 순자산은 주택과 예금, 투자자산 등에서 주택담보대출과 신용카드 부채 등을 뺀 것이다. 자산별로는 주식 가치가 1ㆍ4분기 대비 21.6% 늘어나 가계 자산 증가에 가장 큰 역할을 했다. 부동산 가치도 2006년 이후 처음으로 1.8% 올라갔다. 미국의 가계 순 자산이 증가한 것은 2007년 3ㆍ4분기 이후 처음이지만 서브프라임 모기지 발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직전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2007년 3ㆍ4분기 당시의 65조3,000억 달러에 비하면 19% 감소한 상태이다. 가계 자산이 위기 이전에 비해 크게 감소한 것과 관련, 미국인 10명 가운데 9명은 아직도 경기침체가 진행 중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CNN여론 조사 결과 나타났다. CNN은 벤 버냉키 FRB의장이 미국의 경기침체가 '기술적으로 끝난 것 같다'고 평가했지만 경기침체가 끝났다고 여기는 응답자는 전체의 13%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1년 전에 비해 경제적 사정이 나아졌다는 응답 비율은 9%에 그쳤다. 응답자의 39%는 더 악화됐고, 52%는 이전과 변한 게 없다는 대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CNN은 "90년 대초 경기침체가 공식적으로 91년 끝났음에도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93년까지 경기침체가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며 "경제학자들은 일반인이 생각하는 경기침체 종료 시점 보다 훨씬 앞서 판정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