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총파업 더이상 없어야

주5일 근무제 도입을 위한 노ㆍ사ㆍ정 협상이 결국 지난 14일 결렬됐다. 사용자측 대표인 경총은 "더 이상의 협상은 없다"고 못 박았다. 정치권은 정부안을 중심으로 수정안을 만들어 이달 안에 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송훈석 국회 환경노동위 위원장은 이날 협상이 결렬된 후 "민주노총은 노동계 단일안만 고수했고 경총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안만 고집했다"며 "한국노총은 중재안을 수용하는 등 유연한 태도를 보였지만 민주노총과 경총의 의견차를 좁히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말했다. 송 위원장은 이어 "이제 국회에서 처리할 수밖에 없다"며 "오는 18일부터 상임위를 열어 대안을 마련, 이달 내에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노측은 "국회가 처리를 강행하면 총파업도 불사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우리 경제가 또 한바탕 몸살을 앓아야 할 판이다. 사실 이번 노ㆍ사ㆍ정 협상에서 합의안이 나올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협상이 한참 진행 중이던 지난 13일 국회에서 만난 금속노조연합의 한 간부는 "노사의 시각차가 큰데 합의안을 만들 수 있겠느냐"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경총도 "정부안에서 한발짝도 양보 못한다"며 버텼다. 결렬을 염두에 두고 임한 협상에서 성과를 얻으리라는 기대는 양측 모두 하지 않았을 것이다. 즉 `미필적 고의에 의한 결렬`인 셈이다. 불행한 것은 거대 기업을 대표하는 경총과 거대 사업장 노조가 주도하는 양대 노총의 힘겨루기로 빚어질지 모를 경제ㆍ사회적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으로 남게 된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지금 우리 경제는 외환위기 때보다도 어렵다고 인식하고 있다.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자살하는 사람들 이야기는 너무 흔해 뉴스거리도 되지 못할 정도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청년들과 최저임금으로 연명하는 노동자들은 그들의 인생에서 `희망`이라는 단어를 지워버렸다. 사회적 책임이 있는 대기업이, 노동자들을 대표한다는 양대 노총이 국민들과 동료 노동자들의 고통은 외면하며 위험한 정치적 놀음을 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아직 늦지 않았다. 양측은 다시 진지한 자세로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아야 한다. 총파업은 그나마 가늘게 붙어 있는 우리 경제의 맥박마저 끊어버릴 수 있다. <임동석 기자(정치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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