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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 산책/2월 20일] 오페라, 만개하려면…

SetSectionName(); [토요 산책/2월 20일] 오페라, 만개하려면… 강민우 (누오바오페라단 단장) 오페라는 흔히 종합예술이라고 한다. 극과 음악이 하나로 어우러져 이야기를 전개해나가며 그 속에서 시ㆍ음악ㆍ그림ㆍ조형ㆍ의상ㆍ조명ㆍ분장 등 많은 장르의 예술인이 모여 한편의 작품으로 표현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한편의 오페라에서 수많은 예술인들의 수고와 노력을 엿볼 수 있다. 너무나 멋지고 아름다운 예술의 종합선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오페라단의 탄생과 성장 스토리는 참으로 눈물겹다. 60년간 음악인들 애환 녹아있어 오랜 전통ㆍ역사와 더불어 국가의 경제성장, 국민의 클래식에 대한 애호, 기업의 자연스러운 후원 속에서 자란 유럽과 오페라 선진국의 역사와는 서로 알아보기도 어려울 만큼의 거리가 있다. 우선 유럽의 오페라는 대부분 공연장 중심으로 이뤄진다. 국민의 세금으로 꾸리는 공연장이 중심이 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창작 재원의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다. 그 위에 국가의 추가적 지원과 기업 후원, 애호가들의 음악 사랑과 티켓 구매가 이뤄져 수준 높은 공연을 할 수 있고 티켓 값도 당연히 싸지는 것이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 오페라 발전은 오직 음악인들의 피땀과 눈물로 이룬 것이다. 대부분이 성악가 출신인 단장들은 거의 모두 대학교에서 교수를 하거나 음대 학장, 또 어떤 이는 대학의 부총장까지 지내다 은퇴하고 후배와 제자들을 위해 오페라단을 만들었다. 예술인들의 순진한 계산으로는 먹고는 살 만한 비즈니스가 될 듯 보이기도 했을 것이다. 그러나 비즈니스로서 공연산업의 현실은 달랐다. 평생 교수 생활을 하고 받은 퇴직금과 하나밖에 없는 전 재산인 집, 약간의 현금을 모두 쏟아붓고는 약간의 빚까지 지고 마는 경우가 많다. 이미 몇 분은 이러한 스토리를 남기고 평생 함께하던 부대를 떠나 저세상으로 가기도 했다. 그 와중에 몇몇 정치인ㆍ경제인들의 진심 어린 후원이 가뭄에 단비 같은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60여년 우리나라 오페라 역사에서 나라는 가난하고 기업은 돈 벌기에 바쁘고 국민들은 외면했다. 우리나라 오페라 역사는 그야말로 전쟁의 잿더미 위에 상상할 수도 없이 놀라운 발전을 이룩한 우리나라 경제 발전의 역사와 쌍둥이처럼 똑같다. 나라와 기업의 도움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오직 음악인들의 눈물로만 이뤄진 우리나라 오페라는 그러나 오늘날 우리나라가 내놓은 어떤 문화상품보다도 경쟁력 있게 세계 무대에서 최정상의 위치를 굳건히 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기업들도 예전과는 달리 예술문화의 많은 부분에 기여를 하고 있다 그러나 조금 아쉬운 점은 수십년 세월 동안 공연되는 오페라 횟수는 증가했으나 작품의 수는 그리 다양하지 못했던 것이다. 유럽 극장에서는 제작 비용의 많은 부분을 정부 지원에 힘입어 보다 다양한 작품이 올라가고 있다. 물론 공연문화의 역사나 관객들의 관심, 기타 여러모로 볼 때 아직 우리나라는 부족함이 많은 것이 사실이나 예술인들의 실력이나 기술 면이 아닌, 긴 세월 예술을 일상생활에서 접하며 살아온 그들과의 문화적 차이점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우리 오페라단들도 기존 작품의 틀에서 벗어나 한층 새롭고 다양한 오페라 세계를 관객들에게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다. 물론 요즘은 국립ㆍ시립, 그리고 민간 오페라단에서도 한국 초연이나 새로운 작품이 공연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정말 진취적인 발돋움이 아닌가 생각한다 기업들 후원 꾸준히 이어져야 이곳에 동참하기 위해 필자는 지인들의 만류도 불사하고 대한민국 예술문화 발전에 기여하셨던 스승님들의 무대 속으로 발을 들여놓았다. 필자가 오페라단을 창단하겠다는 발표를 하자 사회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무리하는 것이 아니냐며 만류하는 이도 적지 않았다. 어느덧 6년 전 이야기다. 우리 누오바오페라단은 지난 2009년 대한민국오페라대상에서 자크 오펜바흐의 '호프만의 이야기'라는 작품으로 금상을 수상했다. 그에 힘입어 올해도 오는 5월 성남아트센터(오페라하우스)에서 칠레아의 '아드리아나 르쿠브뢰르'라는 일반인에게는 조금 생소한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필자는 누오바(새로운)오페라단이라는 뜻에 맞게 가능하면 한국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작품들을 선보이고 싶다. 요즘은 서울을 비롯한 지방 여러 단체에서도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많이 선보이고 있다. 이렇듯 우리 오페라단들의 긍정적 생각과 노력은 한국 오페라를 더욱 높은 고지로 끌어올릴 것이다. 60여년 전 한국에 오페라를 선보인 스승님들과 선배님들의 노력ㆍ희생의 거름이 오늘 가지와 열매, 그리고 꽃을 피울 수 있도록 한국의 오페라단들과 예술인 모두는 기억하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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