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체호프 열풍 '갈매기'로 정점 찍는다

세자매·바냐 아저씨등 이어 4대희곡 모두 무대에<br>부조리극으로 재해석… 7일부터 예술의전당서


올해 유독 국내에서 공연이 많았던 러시아 극작가 안톤 체호프의 열풍은 ‘갈매기’로 끝이 난다. 지난 9~10월 러시아 말리극장의 ‘세 자매’, 러시아 타바코프 극단의 ‘바냐 아저씨’와 국내 극단 수(秀)의 ‘벚꽃 동산’에 이어 ‘갈매기’가 러시아의 유명 연출가인 유리 부투소프의 연출로 선보인다. 이로써 체호프의 4대 희곡이 비슷한 시기에 모두 국내 무대에 오르게 되는 셈이다. ‘갈매기’는 체호프가 4대 희곡 가운데 가장 먼저 쓴 작품으로 주인공의 비참한 상황을 적나라하게 표현한 사실주의의 대표작이다. 은퇴한 여배우 아르카디나의 아들 트레프레프는 애인 니나를 주인공으로 한 새로운 형식의 연극을 준비한다. 아르카디나는 아들의 작품을 두고 사사건건 시비를 걸고 화가 난 트레프레프는 공연을 중단시킨다. 니나는 이 과정에서 트레프레프와 말다툼을 한 뒤 아르카디나의 애인인 작가 트리고린에게 마음이 끌려 그를 따라 도망쳐버린다. 기쁨도 잠시. 니나는 트리고린에게 버림 받은 뒤, 트레프레프와 재회하지만 옛 연인은 고뇌를 이기지 못하고 자살한다. 연출을 맡은 유리 부투소프는 ‘갈매기’를 부조리극으로 해석해 선보인다. 지난 2004년 예술의 전당에서 선보인 그레고리 지차트코프스키의 정극 ‘갈매기’와는 완전히 다른 형식이다. 원작에 등장하는 호수와 정원 대신 무대는 골판지에 둘러싸인 삭막한 공간으로 간결하게 바뀌었다. 등장 인물의 성격과는 어울리지 않는 파격적인 의상, 과격하고 격정적인 액션 등 정극의 공식은 완전히 파괴됐다. 부투소프는 지난 2003년 자신이 연출해 국내에서 선보인 연극 ‘보이체크’처럼 색다른 느낌과 감정을 담은 작품으로 재탄생 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해 러시아의 공연예술상인 황금 마스크상을 수상한 알렉산드르 쉬시킨이 무대 디자인을 책임지고, 니콜라이 레우토프가 안무를 맡는다. 김태우(트레프레프), 남명렬(도른), 정재은(아르카디나), 정수영(니나) 등이 출연한다. 7일부터 23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02)580-1300

관련기사



강동효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