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세계 미술장터 '아르코 아트페어'가 남긴것

"한국미술 낮은 인지도 불구 호평"<br>배병우·지용호·안성하씨 작품 컬렉터 눈길잡아<br>현대차·삼성 문화마케팅 펼쳐 이미지 제고도<br>한국미술 세계 전파위해 화랑의 국제화 시급


스페인 마드리드 종합전시장 이페마(IFEMA)에서 15일(현지시각)부터 닷새 동안 열린 제 26회 아르코 아트페어가 19일 막을 내렸다.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으로 주빈국 초청을 받은 한국의 전시관에 소개된 40여명의 작가들이 유럽 주요 컬렉터들의 집중조명을 받았다. 그러나 예술과 경제 규모가 비례한다고 볼 때 일본ㆍ중국에 비해 국가 인지도가 떨어지는 한국은 여전히 낯선 동양의 작은 나라였다. 아르코 아트페어가 남긴 과제를 짚어본다. ◇우리 작가 해외에 적극적으로 알려야=VIP 컬렉터들을 위해 14일 하루 먼저 문을 연 프레오픈(pre-open)에서 관심의 대상이 된 한국 작가는 이미 유럽에서 개인전이나 아트페어를 통해 알려진 작가들이었다. 지난해 스페인 티센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었던 사진작가 배병우와 해외 아트페어에서 호평을 받았던 조각가 지용호 등은 컬렉터들의 표적이 됐다. 극사실 회화로 아트페어와 해외 미술품 경매에서 주가를 올리는 작가 안성하 씨의 작품도 5점이 팔렸다. 그는 올 5월 마드리드 로이타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연다. 이옥경 가나아트갤러리 대표는 “지난해 티센 미술관에 초청된 작가 배병우의 인지도가 유럽에서도 높다”며 “아트페어는 작품을 장터에 내 놓는 차원을 넘어 해외 개인전 등으로 연결돼 국내 작가를 해외에 알리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고 말했다. ◇문화마케팅으로 한국 기업을 알린다=아르코 아트페어는 한국이라는 나라를 스페인에 소개하는 기회가 됐다. 대통령으로는 처음 스페인을 방문한 노무현 대통령 내외가 스페인 국왕 내외와 한국관을 둘러보는 장면이 스페인 전국으로 방송됐으며, 아트페어를 후원하는 현대자동차 등 한국 기업들이 스페인에 소개됐다. 현대자동차는 아트페어 공식자동차를 지원하고, VIP컬렉터를 위한 공간 ‘VIP라운지’를 후원하는 등 적극적인 문화마케팅으로 기업의 고급 이미지를 스페인에 심었다. 또 삼성문화재단 리움미술관은 아르코 아트페어 컬렉터 상을 수상, 첨단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라는 딱딱한 이미지를 벗고 예술을 통한 창의적인 기업 비전을 알릴 수 있었다. 지금까지 국내 대기업들이 스포츠로 기업 알리기에 주력했다면, 앞으로는 예술장르로 문화마케팅의 범위가 확산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화랑의 국제화 절실=바젤 아트페어, 아르코 아트페어 등 세계미술시장을 선도하는 국제 아트페어에 국내 화랑들의 참가는 지금까지 미미했다. 이들은 화랑 규모와 거래실적 그리고 출품할 작품을 대상으로 엄격한 심사를 거친 후 참가 화랑을 선정하기 때문. 바젤 아트페어에는 현대ㆍ국제 등 2~3개 정도만 심사를 통과했을 뿐이다. 국내 미술계의 수준을 알리고 작가들의 활발한 교류를 위해서는 화랑들의 국제화가 시급하다. 국내 컬렉터를 위한 작품 판매를 넘어서 세계적인 작가를 배출해 낼 수 있는 규모를 갖춘 화랑이 많이 등장해 한국 미술계를 해외에 알리는 문화사절단 역할에도 화랑계가 앞장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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