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젖줄 태화강 수질개선으로 연어까지 회귀<br>2014년까지 하천생태계복원 마스터플랜 세워<br>올초부터 미포생태산업단지 조성사업 본격착수
| 전국에서 모인 수영 매니아들이 지난달 다시 살아난 태화강에서 푸른 물살을 가르며 수영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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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3년 울산도심을 가로지르는 태화강에 연어가 잡히자 주민과 시 당국은 환호성을 질렀다. “산업수도 울산이 이제는 친환경 생태도시로 다시 태어날 것”이란 기대감에서였다.
그로부터 2년뒤인 지난 8월, 태화강에는 전국에서 모여든 수영 마니아 200여명이 ‘제1회 태화강 전국 수영대회’에 참가, 태화강의 푸른 물살을 가르며 힘차게 헤엄쳤다. 불과 몇 년전만 하더라도 하수구의 오ㆍ폐수가 그득했던 태화강의 옛 모습으로는 도저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대 쾌거였다.
당시 수영대회에 참가했던 정도훈 선수(경기)는 “도심 한가운데 흐르는 강물이 이처럼 맑을 줄은 미처 몰랐다”며 “참가자 전원이 하등의 거리낌도 없이 강물에 뛰어들었다”고 흥분했다. 태화강 수영대회를 치르기 3개월 전부터 거의 매일 태화강변에 나와 수질을 체크하던 박맹우 울산시장 및 시 관계자들, 시민들은 완연하게 살아난 태화강에 다시 한번 환호성을 올린 순간이었다.
한 때 공해도시로 오명을 남겼던 산업수도 울산이 친환경 생물의 대명사격인 연어와 꼬리명주나비가 만발하는 ‘생태환경도시’로의 대 변신을 시작했다. 특히 오는 10월 16일부터 울산서 열리는 제86회 전국체전을 계기로 ‘생태도시 울산’의 젖줄인 태화강도 전국적인 조명을 받고 있다. 최근 울산 태화강에는 연어의 회귀 장면이 낚시꾼들에게 심심찮게 목격되고 있다. 불과 2~3년전만 하더라도 태화강변에선 숭어를 잡는 낚시꾼들의 모습조차 구경하기 어려웠던 게 사실. 최근의 연어 회귀는 울산의 젖줄인 태화강이 다시 살아남은 물론 도시 전체가 친환경도시로 본격 변신을 시작했음을 알려주는 것이다.
울산의 이 같은 환경변화는 국내서는 처음으로 추진중인 ‘에코폴리스(Ecopolis, 환경과 경제가 상생하고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도시) 울산’ 건설이 마침내 본 궤도에 올랐음을 반증하는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생태도시 울산’ 원년 선포= 울산시는 올해를 ‘에코폴리스 원년’으로 선포한 뒤 산업화와 고도성장의 어두웠던 그늘을 완전히 벗고 ‘인간과 자연의 상생’을 통한 생태산업도시로 향한 힘찬 행보를 시작했다. 대표적 공해공단이던 울산 미포산업단지 등에선 올 초부터 생태산업단지 조성사업에 본격 착수, 내년 8월까지 1차년도 기획사업을 완성할 계획이다. 생태산업단지는 생산공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이나 폐기물, 폐에너지 등을 수거해 입주 수요기업에 전달, 재활용을 통한 자원화로 오염배출을 최소화하는 친환경 산업단지를 뜻한다.
◇2009년 1단계 사업 마무리=산업수도이면서 공해도시라는 어두운 이면을 간직했던 울산이 ‘에코폴리스 울산 선언’이후 급격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에코폴리스 계획은 태화강 대숲을 보전하고 하천 생태계를 복원하는 마스트플랜을 설정, 오는 2014년 최종 완성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 태화강 생태공원과 산업단지 완충녹지, 도시공원 조성 등이 이 계획에 포함됐다. 총 10개 분야 100개 사업에 무려 2조8,000억원을 투입하는 에코폴리스 울산 계획은 우선 오는 2009년이면 1단계 사업 마무리로 확실히 달라진 ‘생태도시 울산’의 윤곽이 나올 전망이다.
◇시민참여 프로그램 활성화=울산시는 지난해말 ‘에코폴리스 울산’계획을 확정한데 이어 본 사업의 성패여부를 가늠할 대 시민참여 방안을 마련, 적극 실행하고 있다. 시가 마련한 시민참여 프로그램은 총 25개 분야. 이 프로그램은 ▦야생 동식물 보호 ▦릴레이 환경운동 ▦내셔널 트러스트 운동 ▦외래 동식물 퇴치활동 ▦태화강 지킴이 활동 등으로 편성됐다. 울산시는 또 현대자동차와 공동으로 멸종 위기에 처한 ‘꼬리명주나비’ 복원 사업을 실시, 생태복원 사업에도 불을 지필 방침이다. 총 30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이번 복원사업은 오는 2007년까지 복원ㆍ증식 과정을 거쳐 울산대공원 등 6개소에 영구 복원한다는 계획이다.
◇‘태화강’ 다시 살아나=‘급격한 공업화에만 몰두하던 지난 60~70년대를 거치는 동안 태화강은 한마디로 ‘죽음의 강’으로 변했다. 지난 94년 태화강의 수질은 ▦생물학적산소요구량(BOD) 9.7ppm으로 5급수(8~10ppm)로 떨어졌고, 96년에는 11.3ppm으로 아예 등급 외 판정을 받았다. ‘죽음의 강’ 태화강이 최근 다시 살아난 데는 울산시의 끈질긴 수질개선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시는 최근까지 가정오수관 4만7,000여개를 설치, 태화강 오염의 주범으로 꼽혔던 생활 오폐수를 하수처리장으로 연결하고 강 상류인 언양 등에 하수처리장 6곳을 새로 지었다. 또 지난해부터 160억원을 들여 태화강 하류의 오니를 제거하는 준설사업을 벌이고 있다.
◇테마가 있는 생태하천 조성 = 태화강의 최근 수질은 평균 2급수의 맑은 물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태화강에서 열린 ‘제1회 태화강 수영대회’에 참석, 맨몸으로 직접 강물에 뛰어 들었던 선수들도 태화강의 수질에 놀라기도 했다. 이와 함께 태화강은 요즘 시민들로 북적대고 있다.
중구 삼호교와 태화교 사이 ‘십리(十里)대(竹)숲’과 삼호섬은 도심에선 보기드문 생태공원으로 조성돼 평일엔 2,000여명, 주말에는 8,000여명의 시민들이 찾는다. ‘에코폴리스(Ecopolis)’계획을 발표한 울산시는 올해부터 2014년까지 10개년 계획의 ‘태화강 마스터플랜’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계획의 핵심은 ‘테마가 있는 생태하천 조성’이다. 콘크리트로 단절된 생태통로를 연결하고, 자연의 힘을 북돋아 강의 자정능력을 키우는 사업들이다.
박맹우 울산시장은 “어린 시절 기억처럼 강 주변에서 안심하고 놀며 멱을 감을 수 있는 태화강을 만드는 게 최종 목표”라며 “앞으로 3~5년 후면 은어와 황어, 숭어, 뱀장어가 철 따라 올라오는 깨끗한 강으로 반드시 되돌려 놓겠다” 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