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기업의 설비투자 증가율이 한자릿수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대기업의 설비투자는 비교적 큰 폭으로 늘어나는데 비해 중소기업은 지난해에 이어 감소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돼 기업간 양극화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은행이 국내 83개 업종 3천598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해 11일 발표한 '주요기업 설비투자 계획'에 따르면 올해 기업 설비투자 규모는 81조9천억원으로 지난해보다 8.1%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지난해 설비투자가 전년보다 11.8% 늘어난 것에 비해 증가율이 축소된 것으로, 반도체나 액정표시장치(LCD) 등 정보기술(IT) 관련 산업의 투자부진에 따른것으로 풀이됐다.
산업별로는 제조업 가운데 철강, 자동차, 석유화학 등 비IT 산업의 설비투자가올해 18.4%나 늘어나는데 비해 IT 산업은 지난해 전년대비 3.6% 감소한데 이어 올해도 2.2%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비제조업의 경우 올해 7.5%의 설비투자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는데, 이는지난해 기록한 전년대비 19.0% 증가율보다 훨씬 줄어든 것이다.
아울러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이 지난해보다 9.2% 늘어나는 반면 중소기업은 2.0%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중소기업의 경영난과 이에 따른 투자부진이 심각한 상태인것으로 풀이됐다.
투자동기별로는 생산능력 확충이 총투자의 69.5%를 차지하며, 유지보수 등 공장합리화(18.9%), 연구개발(6.1%)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투자자금 조달방식으로는 전체 기업의 81.4%가 내부자금으로 충당할 것이라고밝혀 지난해(78.4%)보다 비율이 더 올랐으며, 외부자금 가운데서는 금융기관을 통한간접금융(12.3%)이 주식,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한 직접금융(6.4%)의 2배 수준으로 조사됐다.
산은 관계자는 "기업규모별 투자양극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며 "특히 대기업은 내부자금 중심으로 설비투자를 하는데 비해 중소기업은 은행 차입에 의존하고 있는 등 자금조달에서도 양극화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IT 관련 업종의 투자감소와 중소기업 투자감소는 장기적으로 경제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