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돈에 웃고 우는 세상

“돈에 웃고 돈에 우는 세상, 돈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쩐(錢)이라면 무엇이든 오케이~.” 최근 모 드라마에 나오는 노래 가사가 그렇게 귀에 쏙쏙 들어올 수가 없다. 이런 걸 보면 필자도 어지간히 속물이 된 모양이다. 하긴 요새는 “아는 것이 힘이다”가 아니라 “돈이 힘이다”라고 하지 않던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님께서는 이 말을 몸소 증명하고 싶으셨던 모양이다. 얼마 전 황동으로 된 다리 이름판을 슬쩍해 팔아치운 고물행상의 기사를 읽다가 무의식중에 쓴웃음을 지은 적이 있다. 오죽하면 그랬을까 싶기도 했지만 무서우리만큼 기발한, 돈에 대한 사람들의 행태가 우리 세태를 그대로 반영하는 것 같아서다. 어디 이뿐일까. 대한민국 최고의 유도선수들을 갈취한 감독과 코치, 지인들의 돈 수십억원을 투자로 날리고 잠적한 ‘유능했던 국책은행 부장’…. 돈을 위해서라면 도덕심도, 자존심도 없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문득 불치병을 앓고 있는 생면부지의 아이들에게 62억여원을 기부한 할아버지의 한마디가 떠오른다. “큰 도움이 되지 못해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것이 바로 돈에 웃고 돈에 우는 세상인가 싶다. 솔직히 돈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 몇이나 될까. 미국의 백만장자 크리스 가드너의 인생을 담은 영화 ‘행복을 찾아서’는 사실 ‘돈을 찾아서’가 주된 내용이다. 그러나 잠자리도, 먹을 것도 보장되지 않았던 크리스를 속물이라고 비난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돈이란 살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것이지만, 때때로 과도한 욕망 탓에 한 개인의 인생을 절망으로 몰고 가기도 하고 가정의 파탄을 불러오기도 한다. 우리는 그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고 했던가. 그렇다고 은행 잔고순도 아니다. 돈으로 사람을 살 수는 있어도 사람의 마음을 살 수는 없고, 호화로운 집을 살 수는 있어도 행복한 가정은 살 수 없으며, 시계는 살 수 있어도 흐르는 시간은 살 수 없다고 했다. 오늘 하루 삶의 박자를 한 템포 늦추고 호흡을 가다듬으면서 진정한 행복의 의미에 대해 잠시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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