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흑45가 무거웠다

제3보(33~50)



흑의 좌변이 자못 웅장하다. 흑33이 놓인 시점에서 최소한 30집은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다. 이세돌이 흑35로 한번 더 뛴 것은 좌변의 확장보다 백의 하변이 부푸는 것을 견제한 수순이다. 이 수로 참고도1의 흑1에 지키는 것은 백2가 절호점이 된다. 흑3으로 손을 돌리면 백4의 씌움이 안성맞춤이 되고…. 백40, 42의 삭감은 이것이 적정선이다. 더 깊이 들어가는 것은 역습을 받을 공산이 크다. 백40, 42는 삭감책임과 동시에 우변의 세력을 멀리서 응원하는 멋진 수순이었다. 흑43으로 이번에는 흑이 백진의 삭감에 나섰다. 적절한 삭감책이라는 검토실의 여론이었다. 그런데 그 다음 수가 문제였다. 흑45가 무거웠다. 백46의 공격이 절호점이 되었다. 흑45로는 48의 오른쪽에, 그러니까 43의 기착점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 날일자 행마가 아닌 눈목자 행마로 벗어나야 했다고 복기때 이세돌이 후회했다. 갑자기 흑의 진로가 답답해졌다. 이세돌은 처음으로 장고에 들어갔다. 이성재8단은 참고도2의 흑1 이하 9를 만들어 생중계 사이트에 올려놓고 말했다. "이렇게만 된다면 흑이 무난하게 수습된 모양이 됩니다. 하지만 백이 2로 받아주지 않겠지요."(이성재) "그곳에 받아줄 프로가 어디 있겠어. 무조건 밀어 버리겠지."(서봉수) 밀어 버린다 함은 백2로 A에 민다는 뜻이었다. 장고 10분만에 이세돌은 흑47, 49로 행마의 리듬을 구했지만 조한승은 박력있게 백50으로 올라섰다. 반상에 험한 전운이 감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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