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할 경우 목숨까지 앗아가는 O-157균과 유사한장출혈성 대장균인 O-26균에 감염된 환자가 올해 처음으로 발생, 보건당국이 긴장하고 있다.9일 국립보건원에 따르면 설사와 혈변, 복통 등의 증상으로 지난 4월 중순 녹십자 의료재단에 입원했던 김모(62.경기 이천시)씨의 가검물을 채취해 정밀검사한 결과, 장출혈성 대장균인 O-26균이 검출됐다.
이에 따라 보건당국은 감염경로를 파악하기 위해 즉각 역학조사에 나섰다.
김씨는 입원치료를 받다 상태가 호전돼 퇴원했으나 췌장염이 도저 다시 입원했다.
국내에서 O-26환자가 발생한 것은 지난 99년 출혈성 대장균이 법정 전염병으로 지정된 이후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번째다.
법정 전염병으로 지정되기 전에는 지난 87년 한양대 병원에 입원해 있던 어린이환자가 O-26균에 감염된 사실이 밝혀진 적이 있으며 지난 97년 미국산 쇠고기에서 O-26균이 검출돼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격리 치료가 필요한 법정 1군 전염병인 O-26균은 지난 98, 99년 잇따라 국내에서도 발병해 충격을 주었던 O-157균과 같은 장출혈성 대장균에 속한다.
감염경로와 증상, 예방방법도 O-157균과 비슷하다.
O-157균은 지난 82년 미국에서 처음 발견된 대표적인 병원성 대장균으로 장출혈설사, 복통 등 식중독 증상을 일으킨다.
O-157균은 소의 분변에 오염된 고기나 식수, 야채 등을 덜 익혀 먹었을 때 감염되며 이 균에 감염되면 항생제 치료가 불가능하고 심할 경우 사망할 수도 있다.
미국에서는 매년 2만명의 환자가 O-157균에 감염돼 200여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일본에서는 96년 집단발병해 11명이 사망했다.
장출혈성 대장균에 감염돼도 건강한 사람은 8일 정도 지나면 저절로 낫지만 어린이나 노인, 환자 등이 감염되면 피가 섞인 설사, 장출혈 복통 등의 증세가 나타나고 심하면 사망한다.
하지만 장출혈 대장균은 섭씨 75도에서 3분만 가열하면 죽는 등 열에 약한 세균이므로 물은 끓여 마시고 음식은 반드시 익혀서 먹어야 한다.
한편 보건당국은 O-26균 환자인 김씨가 오염된 식품이나 식수를 통해 감염됐을 것으로 보고 감염경로를 추적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서한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