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식품업계 「제·판」 적과의 동거 확산

◎동서식품 생산한 「마이커피」 남양이 판매/삼양,해태·롯데상감에 아이스크림 공급중소업체들이 대기업에 OEM(주문자상표생산)으로 납품하는 것과는 달리 자사가 제품을 경쟁업체에도 공급해주는 사례가 식품업계에 크게 늘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남양유업이 캔커피시장에 뛰어들면서 내놓은 「마이커피」는 동서식품에서 생산한 제품이다. 동서식품은 현재 캔커피시장 2위자리를 지키고 있으나 증설작업으로 늘어난 생산설비의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 남양유업과 손잡게 됐다. 또 연세우유는 두유제품을 자체 판매와는 별도로 같은 유가공업체인 빙그레에 납품하고 있으며 롯데칠성도 롯데햄우유에 두유를 생산해주고 있다. 이와함께 삼양식품은 해태제과에 「러브러브」, 롯데삼강에는 「요거요거」 및 「얼음골」 브랜드의 아이스크림을 공급중이며 삼립GF도 빙그레에 「아이스박스」, 롯데제과에는 「팥만치」 등의 빙과를 OEM해주고 있다. 수창물산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누룽지맛 사탕」의 수요확대를 위해 동양제과에 「돌솥 누룽지사탕」이라는 브랜드로 납품중이다. 이는 취약한 자사의 영업력을 보완, 판매량을 늘리는 동시에 여유설비의 가동으로 생산효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사조산업의 경우처럼 자칫하다간 OEM제품에 밀려 오히려 자사 제품의 판매량이 급감하는 부메랑사태를 초래할 가능성도 높다. 사조산업은 참치캔시장 1위업체인 동원산업을 공략하기 위해 지난 93년 11월부터 오뚜기에 참치캔을 OEM으로 공급했다. 오뚜기는 단기간에 15%정도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했다. 그러나 동원산업은 여전히 70%대의 점유율을 고수한 반면 사조산업은 20%선이었던 점유율이 10%이하로 떨어지기에 이르렀다. 이로 인해 자체 판매망이 완전히 무너진 사조산업은 결국 제일제당에 참치캔의 판매를 대행하는 결과를 낳았다. 따라서 동일 제품을 경쟁업체에 공급해주는 것은 자사의 영업력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역효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문병언>

관련기사



문병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