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또다시 부는 월가의 애국 열기

'9·11 1주년' 주가상승 애국채권 발행도 늘어뉴욕 월가가 또다시 애국적 열기에 휩싸이고 있다. 뉴욕 증시는 9ㆍ11 테러 1주년을 맞기 앞서 지난주말부터 이른바 '애국적 랠리' 현상이 빚어지고, 테러와의 전쟁 경비 조달을 위한 전쟁 채권이 대량으로 팔리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9ㆍ11 1주년을 맞아 월가 투자자들 사이에 시장을 살리는 것이 테러를 이기는 것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11일 테러 1주년 기념식으로 뉴욕증시의 나스닥은 오전 11시,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정오에 개막했다. NYSE 개장식에 참석한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미국의 역사는 이곳에서 시작했다"며 거래소 관계자들의 애국심을 호소했다. 경제전문채널인 CNBC의 앵커 마리아 바티로모는 개장식을 중계하면서 "트레이더와 투자자, 심지어 투기자까지 월가의 강력함이 테러를 이기는 길이라는 자신감에 차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 저널도 테러 1주년을 맞아 증권시장에 애국심이 발동, 최근 주가가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뉴욕증시는 테러 1주년에 앞서 지난 6일부터 3영업일 동안 상승세를 지속한 뒤 11일에는 소폭 하락했다. 뉴욕 채권시장에서는 1주년 기념일에 테러가 재발하지 않았다는 안도감으로 채권 가격이 3일만에 하락세로 돌아서 미 재무부채권(TB) 10년물의 수익률이 4%를 다시 넘어섰다. 또 미 재무부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7월말까지 모두 15억7,000만 달러어치의 이른바 '애국 채권'을 매각했는데, 이는 한해 전 같은 기간의 저축형 채권 매각 규모보다 36% 늘어난 것이다. 미 연방정부는 지난해 12월부터 테러와의 전쟁비용 및 테러 희생자 지원비용 조달을 위해 저축형 채권을 '애국 채권'으로 이름을 바꿔 발행해왔다. 애국 채권으로의 개명을 주장한 미치 맥코넬 상원의원은 "이름만 바꿨는데도 채권 매각액이 늘어난 것은 미국인들의 애국적 호응도가 높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올해 뉴욕 증시의 애국 열기는 지난해보다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지난해 테러 직후에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를 대폭 인하하고, 연방정부가 대규모 경기부양정책을 취했기 때문에 경제가 일시적으로 살아나고 주가가 상승했지만, 지금은 그럴 여력이 없다. 게다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12일 유엔 연설을 계기로 미국의 이라크 공격 가능성이 높아지고, 테러에 대한 고도의 경계령이 내려져 있기 때문에 애국심으로 주가를 부양시키는데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뉴욕 증시의 트레이더들은 오는 17일 뉴욕증시 재개장일을 전후로 또다른 애국 열기가 나타날 것을 기대하고 있다. 같은날 오후 2시(미국동부시간) 미국 전역의 학교에서 애국서약식이 전개될 예정이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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