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브라질 125만명 반정부 시위

교통요금 인상 철회에도 확산… 호세프 방일 취소

브라질의 대규모 반정부시위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정부가 시위의 발단인 대중교통 운임인상 계획을 철회했지만 정치권의 부패와 무능을 겨냥한 불만과 축구대회의 열기가 섞이면서 페르난두 콜로르 드 멜루 전 대통령의 탄핵을 이끌어낸 지난 1992년의 시위 이후 가장 심각한 상태를 나타내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브라질 주요 도시에서 벌어진 대규모 시위에는 100만여명이 참여해 공공 서비스 개선을 요구하고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2014년 월드컵 개최를 비난했다.

브라질 최대 도시 상파울루에는 10만여명, 제2도시 리우데자네이루에는 30만명이 참가해 정부 부처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과 충돌했다. 반정부시위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한 자생적 참여자들이 주도하고 있는데다 이념 문제 등 정치색이 감지되지 않아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누적된 불만이 총체적으로 표출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주요 6개 도시에서 올해 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대회가 열리면서 집회와 축구 열기가 한데 섞여 축제 분위기가 연출됐다.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은 반정부 분위기를 고려해 26∼28일로 예정된 일본방문 계획을 전격 취소했다. 호세프 대통령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만나 투자촉진 및 조선 분야 협력확대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호세프 대통령은 방일을 포기하는 대신 21일 긴급 각료회의를 열어 시위 대응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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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반정부시위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불만에서 시작됐다. 5월 물가 상승률이 6.5%를 기록하고 헤알화 가치 하락으로 수입제품 가격이 상승한데다 대중교통 운임인상이 겹치면서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생활을 압박하고 있다. 흉작으로 토마토 값이 1년 전보다 약 2배, 양파 값은 약 70%나 올랐다.

토니 보루폰 노무라증권 애널리스트는 "브라질 경제가 기업의 저조한 투자와 수출악​​화로 좋지 않은 가운데 소비로 겨우 지탱해왔다"면서 "최근 소비도 감소하고 있어 매우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최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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