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北 경제관료 전면배치

경제개혁 박차·농업생산력 강화 위해<br>오는 5월 평양서 국제무역박람회 첫개최<br>일부선 "중국식 대외개방으로 이어갈것"

북한이 새해 들어 경제개혁 조치에 박차를 가할 것인가에 대한 내외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함경남도 금야군의 원료기농장을 현장지도하고 있는 모습.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핵 문제가 답보상태를 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경제개혁에 박차를 가하면서 중국식 대외개방 체제로 나아가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경영마인드를 가진 ‘경제관료’를 전면에 배치해서 경제개혁을 이끄는 동시에 농업부문의 생산력을 강화시켜 북한 경제를 한단계 발전시킬 계획을 세우고 있다. 특히 오는 5월에 평양에서 대규모 ‘국제무역박람회’를 개최, 미국ㆍ유럽 등 선진 자본을 유치하려는 등 대외정책에도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북한은 지난 1일 신년사에서 “나라의 전반적인 경제사업에 대한 내각의 조직집행자적 기능과 역할을 높여야 한다”면서 경제지도 일꾼의 과학적인 경영ㆍ기업전략을 강조해 본격적인 경제관료 시대를 예고했다. 이와 관련, 최대진 북한 국가계획위원회 부위원장은 4일 “국가계획위원회가 경제사업에서 주도성과 창조성ㆍ능동성을 높이 발휘해야 한다”며 인민경제의 각 부분에서 성과를 내기 위한 독창적인 경제관리 체계와 경제조직 사업을 치밀하게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실용적인 사고를 가진 경제 관료들이 최근에 급부상,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윤 통일연구원 소장은 “앞으로 경제관료가 책임 있게 시책을 수립ㆍ집행할 수 있게 된다면 새로운 경제시책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북한은 또 신년사에서 “올해 사회주의 경제건설의 주공(主功) 전선은 농업전선”이라며 농업생산 증대를 위해 모든 역량을 동원할 것을 지시했다. 농업분야의 생산력 증대를 위해 ▦농업기계화 ▦선진영농법 수용 ▦비료ㆍ농약 보장 ▦다수품종 확대 등을 강조했다. 농업생산을 확대하고 인민들이 사용하는 생필품을 대량 생산해 체제 안정을 기여하려는 뜻이다. 북한 경제는 지난 2003년에 1.8%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 2%대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 경제가 그간 장기 침체에서 벗어나 상승추세로 전환되고 있다”며 “올해에 농업부문의 개인 영농제를 확대 실시하고 생산성 제고를 위해 공장과 기업소를 통폐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은 내부 개혁 뿐 아니라 대외 개방정책에도 새로운 면모를 보이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발행하는 국제전문지 국제선구도는 최근 “북한이 5월16∼19일 나흘간 평양에서 국제무역박람회를 개최할 예정”이라며 “이번 행사가 북한 역사상 처음으로 열리는 대규모 국제 무역활동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북한 당국은 이미 미국과 유럽의 300여개 기업에 박람회 참가를 요청, 이들과의 투자ㆍ합작 등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교역창구 역할을 맡고 있는 중국 조화우련의 수석 대변인 장핑은 “이번 박람회의 의미와 북한의 입장이 중국이 개혁ㆍ개방 초기 열었던 무역박람회와 매우 유사하다”며 “향후 북한이 ‘대외개방’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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