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7월 13일] 건설업 구조조정 내실 있게

얼마 전 지하철에서 어떤 책자를 열심히 읽고 있는 젊은 여성을 보았다. 우연히 보게 된 책자의 제목은 '여름맞이 특급 다이어트…'였다. 약간 마른 듯한 인상의 여성이 읽기에는 다소 의외였다. 본격적인 여름철이 다가오면서 내 주위에도 다이어트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났다. 아무래도 노출이 많아지는 계절이다 보니 단기간에 '몸짱'으로 거듭나겠다는 사람이 많아진 듯하다.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갑자기 강도 높은 운동을 하거나 지나친 식이요법을 강행하는 단기간의 무리한 다이어트는 지나치게 땀을 많이 흘려 염분이 빠져나가면서 에너지 소모가 심할뿐더러 신체대사율이나 순환기능이 저하돼 건강을 해치고 영향 불균형을 가져와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지적한다. 최근 건설업계 구조조정안이 발표된 후로 건설업계가 잔뜩 긴장한 분위기다.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된 업체들은 분주하게 워크아웃 준비팀을 운영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건설업체들도 예외는 아니어서 구조조정의 여파가 어디까지 미칠까를 두고 촉각을 곤두세우며 내부적으로 인력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등 강도 높은 경영 다이어트에 돌입했다고 한다. 정부와 채권단은 이번 조치가 무분별한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건설사에 확실한 '경고'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건설사의 뿌리 깊은 잘못된 관행은 차제에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맞는 지적이기는 하다. 하지만 건설업체들의 구조조정을 마치 다이어트 정도로 가볍게 여기는 듯한 시각은 경계해야 한다. 단기간의 무리한 다이어트는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겉으로 드러나는 외형적 모습을 위해 건강을 해친다면 누구를 위한 다이어트이겠는가. 올바른 다이어트를 통해서만 체중을 제대로 줄일 수 있듯 건설산업 구조조정도 체계를 갖춰 시행해야 한다. 이번 구조조정을 건설산업의 장기적 발전을 약속하는 근본적인 체질개선, 즉 비합리적 경영관행을 개선하는 기회로 활용하는 동시에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정부의 각종 정책ㆍ제도 및 금융 등 직간접적 유관산업과의 동반 선진화를 추구하는 호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정책당국이 일부 건설업체들의 본보기나 임시방편적 조치로 일관한다면 건설산업 내부에도 무모한 다이어트와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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