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플래시 러시 시작됐다'
삼성전자 모바일 혁명 주도로 반도체 독주메모리-비메모리 동반 성장 가속화
"1849년이 `골드 러시'의 해였다면 2005년에는`플래시 러시'가 있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50나노 기술을 이용한 16기가 낸드플래시 메모리 개발에 성공, `황의 법칙'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플래시 메모리는 용량의 급속도 진화와 함께 모바일 기기 시장의 폭발적 성장과맞물려 수요처도 빠른 속도로 확산, `제2의 IT 혁명'으로 불리는 모바일 혁명을 이끌고 있다.
삼성전자는 플래시 메모리의 독주를 통해 모바일 혁명을 리드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메모리-비메모리로 동반 성장을 통해 인텔을 제치고 반도체 업계의 1위로 우뚝 서겠다는 포석이다.
"2010년이 되면 32기가급 플래시 메모리 하나면 인간의 기억을 24시간씩 일주일간 생생하게 저장할 수 있게 된다. 창조적인 생각과 마누라와 자식에게 정을 주는일을 뺀 나머지는 모두 플래시 메모리에게 맡겨라"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 사장은 12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플래시 메모리가 주도하는 모바일 혁명 시대에 대한 자신감을 이렇게 표현했다.
◇ `황의 법칙' 재입증 = 황 사장은 이날 "삼성전자는 지난달 14일 1년간의 피나는 노력 끝에 세계 최초로 50나노 기술을 적용한 16기가 낸드 플래시 메모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메모리 용량이 1년에 2배씩 늘어난다'는 `메모리 신성장론'을 재확인했다.
`황의 법칙'으로도 불리는 이 이론은 황 사장이 2002년 2월 세계 3대 반도체학회인 국제반도체학회(ISSCC) 총회 기조연설에서 발표한 것으로 `1.5년만에 반도체용량(집적도)이 2배가 된다'는 `무어의 법칙'을 깨고 업계의 정설로 굳혀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1999년 256메가 낸드 플래시를 개발한 이후 2000년 512메가, 2001년1기가, 2002년 2기가, 2003년 70나노 4기가, 지난해 60나노 8기가에 이어 올해 50나노 16기가 개발에 성공, 메모리 신성장론을 완전히 정착시켰다고 설명했다.
16기가 낸드 플래시는 영화 20편 이상의 동영상(32시간분량)이나 MP3 음악파일기준으로 8천곡(670시간), 일간지 200년치 분량의 정보를 저장할 수 있다.
50나노(1나노는 10억분의1 m)는 머리카락 두께 2천분의 1에 해당하는 굵기며,16기가는 손톱만한 칩 안에 164억개의 트랜지스터를 집적한 용량이다.
황 사장은 "메모리 신성장론을 처음 발표했을 때만해도 의구심 어린 시선들이많았지만 메모리 시장은 모바일 시장의 급성장에 힘입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더 빠른 속도로 진보를 거듭하고 있다"며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기술과 새로운 제품이 나올 정도"라고 밝혔다.
◇ 플래시 러시 시작..삼성, `모바일 혁명 주도' = 황사장은 이날 "2천년전의종이 발명 이후 최초의 정보전달 매체 혁명이 이미 시작됐다"고 선언했다.
플래시 메모리를 단일 저장 매체로 해 문자, 사진, 음악, 동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저장, 전달하는 `제2의 종이혁명', `디지털 페이퍼 시대'가 열렸다는 것이다.
황사장은 "필름, 테이프, CD, HDD 등 휴대가능한 모든 모바일 저장매체는 궁극적으로 플래시 메모리가 완전히 대체해 플래시 메모리가 이제 생활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실제로 HDD형으로 세계 MP3 플레이어 시장을 장악해온 애플이 이달 8일 4GB, 2GB급 삼성전자 낸드 플래시를 장착?`아이팟 나노'를 선보였고 삼성전자는 이달 말께 16기가급 플래시를 저장장치로 하는 노트북을 세계 최초로 내놓을 예정이다.
플래시 메모리 수요처는 MP3, 휴대폰, 디지털 카메라, 노트북 등으로 점차 확대되며 기존의 HDD를 빠른 속도로 교체해 나가고 있다.
당장 이번에 개발한 16기가 제품만 하더라도 단일품목 300억 달러 시장을 열어나갈 것으로 삼성전자는 내다보고 있다.
황 사장은 "과거 메모리 시장은 D램 가격의 부침에 따라 시장 전체가 출렁이는양상을 보여왔으나 기존의 PC 중심에서 모바일, 디지털 컨슈머 시장(가전) 쪽으로무게중심이 급격히 이동하면서 앞으로는 사이클의 폭이 과거에 비해 상당히 완만해지고 지속적인 성장세를 구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단순한 칩 제조업체에서 탈피, 토털 모바일 솔루션 업체로 도약해명실상부한 모바일 혁명 리드 업체로 자리매김한다는 전략이다.
황 사장은 "메모리 신성장론은 다른 부문과 상승작용을 유발, 반도체 전체의 신성장론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 메모리-비메모리, 동반 성장 가속화 = 삼성전자는 이날 업체 최소형 제품인720만 화소 CMOS 이미지센서와 메모리도 발표했다.
이와 함께 시스템LSI(비메모리)가 융합된 퓨전반도체인 고용량.저전력의 모바일CPU와 MP3용 솔루션, 카드용 솔루션 등 3가지 제품을 개발해 양산에 돌입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메모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체'로 여겨져온 비메모리 부분도 집중 육성, 메모리와 비메메모리의 동반성장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는방침이다.
여기에는 현재 1위인 인텔을 제치고 세계 반도체 시장의 1위로 등극하겠다는 비전도 깔려 있다.
황 사장은 "현재의 위치에서 만족하지 않고 급성장하는 모바일 및 디지털 컨슈머 시장의 주도권 확보는 물론, 세계 최정상의 종합 반도체 업체로 거듭나기 위해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입력시간 : 2005/09/12 13: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