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유럽발 훈풍 타고 코스피 '보름달' 뜨나

ECB 기준금리 인하 따라 유럽자금 'buy코리아' 강화

액티브펀드 한국배분도 늘어 추석이후 유동성장세 전망


국내 증시가 추석 이후 유럽발 훈풍에 힘입어 본격적인 유동성 장세 흐름을 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 회의를 계기로 그동안 국내 증시를 떠났던 유럽계 자금이 서서히 국내로 유턴하는 조짐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증시에서 시가총액 기준으로 미국계에 이어 두 번째 큰손인 유럽계 자금의 매수세가 강화되면 지지부진했던 코스피도 다시 상승 동력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까지 신흥국 주식형펀드로 5주 연속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가운데 유럽계 자금 비중이 높은 아시아(일본제외) 주식형펀드의 순유입액이 미국계 자금 비중이 큰 글로벌이머징마켓(GEM) 펀드의 순유입액을 넘어섰다.


아시아(일본제외) 주식형펀드에는 지난 4주간(7월30~8월27일) 69억6,900만달러의 자금이 들어와 41억4,800만달러에 그친 GEM 펀드보다 많았다. 펀드조사기관인 EPFR 기준에 따르면 GEM펀드에서 한국 관련 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12%, 아시아(일본제외) 펀드에서는 16.6%다. 단순 계산해봐도 지난 한 달간 국내 증시에 유입된 유럽계 자금은 11억1,488만달러로 미국계 자금(4억9,776만)보다 세 배가량 많다. 노상원 동부증권 연구원은 "GEM의 유입 규모가 확대될 때는 미국계 자금이, 아시아(일본제외)의 유입 규모가 확대될 때는 유럽계 자금이 절대적인 역할을 한다"면서 "특히 유럽계 자금은 유럽의 경기부양 의지와 통화완화 정책 지속 표명으로 서유럽 주식에서 유출돼 아시아 주식형 펀드로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를 철저히 외면했던 유럽계 자금이 ECB 통화정책 회의를 계기로 서서히 국내로 유턴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읽힌다.

관련기사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럽계 자금(외국인 전체 보유액의 19%)은 국내 증시에서 미국(40%) 다음으로 많은 상장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 1조원에 가까운 순매수를 기록한 미국계와 달리 국내 증시에서 순매도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상반기에 4조6,000억원을 순매도했던 영국계 자금이 6월 순매수로 전환한 데 이어 7월에도 순매수 규모를 늘리는 등 변화의 조짐은 이미 시작됐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국시장에서 지난 7월 유럽계 자금이 순매수를 보인 가운데 유럽계 펀드 비중이 높은 아시아(일본제외) 펀드로의 자금유입이 강화되고 있다"면서 "(ECB 회의 이후) 유럽의 유동성 공급이 시작되면서 유럽계 자금의 유입이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유럽자금 유입과 맞물려 국내 시장으로 들어오는 글로벌 자금의 성격이 변화하고 있다는 점도 추석 이후 코스피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전세계 액티브펀드의 한국 배분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 이후 한국 배분액을 패시브와 액티브로 구분하면 7대3으로 패시브 펀드의 영향력이 컸지만 지난달부터는 오히려 3대7로 액티브펀드의 배분액이 커졌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유로 캐리 자금의 신흥국 베팅과 한국 시장 내 액티브 비중이 커지는 현상이 시기적으로 맞물리고 있다"면서 "액티브 자금의 한국 배분액 증가는 외국인들이 시총 상위 대형주에 대한 기계적 대응보다는 환율상황, 정책수혜, 기업실적, 낙폭과대 업종 등 한국 시장 고유의 이슈에 대해 세세하게 살필 가능성이 높아졌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국내로 유입된 외국인 자금이 단순히 ETF와 같은 지수 추종보다 개별종목에 투자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이는 그만큼 증시의 활력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2010년 이후 국내 증시에서 유럽계 자금이 순매수했던 횟수(월간 기준)는 총 32차례"라면서 "이 기간에 외국인이 어떤 종목을 주로 샀는지 살펴보는 것도 좋은 투자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