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굴삭기 성능에 열광한 중국인들
[한중수교 20년 중국과 함께 세계로] 중장비 새 역사 쓰는 두산
옌타이=이병관특파원 yhlee@sed.co.kr
굴삭기 누적판매 10만대… 미·일 제치고 '대륙의 리더' 굳혔다
중국형 모델 개발·공격적 마케팅… 차별화 전략으로 철저한 현지화…
7년 연속 고객만족도 1위 올라
내달 광산·중장비 사장 등 초청… 두산인프라코어 제품 전시 행사
다음달 6일 전국의 내로라하는 광산업자, 중장비업체 사장 등 수백명이 산동성 옌타이(煙臺)에 집결한다. 지난 94년 진출 이후 업계 최초로 굴삭기 누적 판매 10만대 돌파 등 중국 중장비 산업의 새 역사를 써 온 두산인프라코어가 이 날을 '광산의 날(Mining Day)'로 선정해 이들을 건설 중장비 생산 거점인 옌타이로 초청한 것이다.
94년 중대형 굴삭기를 시작으로 98년 지게차, 2003년 공작기계, 2008년 휠로더, 2011년 소형 굴삭기 등 중장비 풀 라인업을 갖춘 두산인프라코어가 세계 최대 중장비 시장으로 부상한 중국에 자사 제품의 종합 전시 쇼를 제공함으로써 업계 리더로서의 위상을 대륙인들 가슴에 확실히 심어주겠다는 포석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한ㆍ중 수교 즈음인 지난 1994년 옌타이에 굴삭기 생산법인'두산공정기계'를 설립해 중국 시장에 첫 발을 내디뎠다. 미국의 캐터필러, 일본의 고마츠 등 세계 최고의 중장비업체보다 늦게 중국에 진출했지만 2000년 이후 이들을 제치고 중국 굴삭기 시장의 선두로 올라섰다. 지난 97년 234대에 불과했던 굴삭기 판매는 2010년에 2만1,789대로 급성장했다.
연평균 성장률 42%를 기록하며 외형이 93배나 불어났다.
옌타이에서 중대형 굴삭기를 생산하고 있는 두산공정기계의 강우규 법인장은 "빠른 투자 판단과 공격적 마케팅으로 업계를 선도해온 두산인프라코어는 이번 '광산의 날'행사를 계기로 고부가가치 시장이자 수요가 늘고 있는 초대형 굴삭기 시장 공략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중국의 대표 중장비업체로 우뚝 선 비결은 무엇일까. 그 해답은 이 회사의 첫 진출 방식에서부터 찾을 수 있다. 중국 중장비 시장에서 두산의 역사는 시작부터가 남달랐다. 고마츠 등 굴지 선진업체와 달리 국내 업체와의 합작 투자가 아닌 100% 단독 투자를 통한 공격적 시장 진입을 선택했다. 중국의 고속 경제성장으로 인프라 시장이 급성장할 것이 확실한 만큼 빠른 의사 결정과 공격적 마케팅이 용이한 단독 법인을 세운 것이다.
물론 초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브랜드도 생소한데다 현지 파트너의 네트워크가 전무하다 보니 성장이 더딜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98년 업계 최초 할부 판매 개시, 2000년대초 중국 최초의 현지화 모델 개발 등 한 발 앞서가는 마케팅, 제품 출시 등을 통해 입지를 다져가기 시작했다.
두산공정기계의 박종채 영업관리부장은 "인프라 건설 수요는 많은데 중장비 업자들이 구매 자금이 없어 애로를 겪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지난 90년대 말부터 실시한 할부판매 서비스는 업계의 큰 호응을 얻으며 두산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실제 할부 판매 서비스로 중장비 대리상, 고객들이 동반 성장을 구가하면서 98년 13.8%였던 두산의 시장점유율이 이듬해인 99년에 22.6%로 껑충 뛰어올랐다.
두산의 성공을 이끈 것은 혁신적 마케팅과 함께 일찌감치 품질 최고를 지향한다는 목표 아래 중국형 굴삭기 개발에 나섰기 때문이다. 선진국보다 훨씬 험한 작업환경, 인프라 수요 급증에 따른 중장비 가동률 상승에 맞춰 좀더 견고하고 안정성 있는 중국형 굴삭기 개발에 나선 것이다. 중국의 다양한 특수 지형에 맞춰 공기가 희박한 고원지역 전용 굴삭기, 동북지역 혹한에 맞춘 굴삭기 등 현지화한 제품을 속속 선보였다.
업계 최고를 추구하는 애프터서비스(A/S) 체계도 두산의 성공을 받쳐준 밑거름이다. 중장비 판매 루트인 대리상의 서비스망을 더욱 더 촘촘히 함으로써 고객 문제 발생시 12시간 이내에 수리가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 대표적 예다. 판매 후 1만2,000시간 무상 점검 서비스라는 프로그램도 내놨다. 이는 승용차 10만km 주행 때까지 정기 무상 점검을 해주겠다는 것과 같은 효과다.
이같은 고객 만족을 위한 활동은 외부의 높은 평가로 이어졌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사가 주최한 중장비산업 시상식에서 두산 굴삭기가 지난 2009년까지 7년 연속 고객 만족도 1위를 차지한 것이다.
두산은 품질 제고, 혁신적 A/S, 차별화한 영업의 지속적인 강화를 통해 세계 최대시장인 중국에서의 선두 입지를 더욱 공고히 다져나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지난해 업계 최초 누적 판매대수 10만대를 돌파하는 등 업계내 가장 넓은 고객군을 확보한 것을 수익성이 높은 유지ㆍ보수 사업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