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화 전략으로 작전 변경(?)" 해외 가전업체들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기업이 석권하고 있는 국내 가전시장을 파고 들기 위해 그동안의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과거 외산 가전제품을 갖고 있는 것이 `부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때도 있었으나국내 대기업의 위세에 눌려 시장 확보가 어려워지자 소형 가전으로 특화하거나 아예저가.고가 제품군으로 특화하면서 틈새 시장을 노리고 있는 것.
10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일본 도시바는 올 하반기부터 국내에 공기청정기와 전기밥솥 등을 출시하면서 소형 가전제품 시장에 진출하기로 했다.
국내시장에서 그동안 노트북을 통해 확보한 인지도를 바탕으로 제품군을 넓혀가기로 하고 경쟁력있는 품목을 선정해 출시하기로 했다.
이는 국내 가전시장을 파고 들기 위해서는 우선 삼성.LG 등 대기업이 철수함으로써 `무주공산'이 돼버린 밥솥시장을 비롯, 소형가전 부문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999년 국내에 진출한 유럽 최대의 가전업체인 일렉트로룩스는 전세계 냉장고와 세탁기 시장에선 1, 2위를 다투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청소기나 커피메이커,토스터 등 소형 생활.주방 가전에 주력하고 있다.
필립스전자는 작년 커피메이커나 무선주전자 등의 주방가전 제품군을 선보인데이어 올해 초에는 스테인리스 재질의 주방가전 제품들을 내놓았다.
프라이팬으로 유명한 테팔은 전기오븐을 출시하면서 주방 가전쪽으로 주력하고있고 샤프전자는 국내 전자사전 시장 공략에 매진하고 있다.
독일의 고급 가전브랜드인 `밀레'는 고가의 프리미엄 주방가전 제품으로 국내고소득층 소비자군을 공략하고 있다.
밀레는 최근 진드기나 박테리아 등 미세한 입자를 빨아들일 수 있는 진공청소기나 알레르기를 없애주는 드럼세탁기, 네비게이션 프로그램이 장착된 세탁기 등 국내제품의 2∼3배를 넘는 고가의 제품을 선보이며 강남의 주부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반면 중국 최대의 전자업체인 하이얼은 저가의 가격경쟁력으로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선 경우다.
하이얼은 작년 6월 한국법인인 하이얼코리아를 설립한 이후 와인냉장고와 소형냉장고, 소형 세탁기, 벽걸이형 에어컨 등 4개 품목만을 판매해왔으나 올 하반기부터는 TV나 첨단 IT제품군으로 제품군을 확대할 방침이다.
하이얼이 최근 판매를 시작한 스탠드형 에어컨(12평형)의 가격은 69만8천원으로,같은 평형대의 국내업체 제품에 비해 30%이상 저렴한 수준이어서 이를 계기로 국내전자제품 시장에도 가격이 저렴한 중국산 제품의 공세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전자업체들의 시장 장악력이 커지면서 해외업체들이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기 때문에 한 분야에 특화된 전략으로 선회하는 경우가 늘고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