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은행권, 14년만에 총파업 들어가나

26일 찬반투표… 가결땐 9월 3일 올스톱

18차례 교섭 불구 임단협 결렬


금융산업 노사 간 임금단체협상이 접점 찾기에 실패하면서 14년 만에 은행권 총파업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18일 금융계에 따르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오는 26일 총파업 실시를 위한 전체 조합원 쟁위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금융노조는 이날 지부대표자회의와 중앙위원회를 잇따라 열고 25일 금융노조 임시대의원대회를 거친 후 26일 찬반투표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찬반투표가 가결될 경우 9월3일 총파업에 돌입한다. 지난 2000년 7월 이후 14년 만의 총파업이다.

금융노조의 이 같은 행보는 사용자 측과의 임단협이 표류한 데 따른 것이다.


금융노조는 임단협 결렬 이후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절차를 밟았지만 여기서도 사용자 측과의 이견 좁히기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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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노조가 사측에 제시한 요구안은 △임금 6.1% 인상 △정년 60세 연장 △통상임금 범위 확대 △근로시간 정상화 △여성할당제 도입 △국책공기업 자율교섭 보장 △기간제 채용금지 등이다.

18차례에 걸쳐 진행된 교섭에서 사측은 절대 수용불가 입장을 견지했다.

한 시중은행 인사담당 부행장은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할 정도로 비용절감이 절실한 상황에서 금융노조가 제시한 요구안은 수용하기 어렵다"며 "노조가 사측에 양보만 외칠 것이 아니라 노조의 대승적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은행권은 2000년 이후 웬만하면 총파업을 피해왔다. 금융업 종사자들의 고액연봉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 거센데다 금융업 전반적으로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2012년의 경우 메가뱅크, 산업은행 민영화, 농협중앙회 신경(신용·경제 부문)분리 등의 이슈로 총파업 카드가 부상했지만 실현되지 못했다.

금융노조 내부에서는 총파업 카드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강경파들은 찬반투쟁 가결시 27일에 총파업을 위한 진군대회를 진행하는 등 사측 압박에 전력할 방침이다. 금융노조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공공부문 복지축소 정책이 금융산업 전반으로 스며들 것을 특히 예단하고 있다.

반면 온건파들은 총파업 실시에 따른 여론의 역풍을 고민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노조관계자는 "잇따른 금융사고로 금융산업에 대한 국민신뢰가 무너진 상황이어서 소비자 불편을 초래할 수밖에 없는 총파업을 단행하기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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