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지지도가 2위인 정몽준 의원보다 10%포인트 이상 앞서자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정 후보간 단일화 논의가 급부상하고있다.이와 맞물려 민주당 반노ㆍ비노그룹인 후보단일화협의회(후단협) 소속 의원들의 집단 탈당ㆍ단일화론 회생과 자민련 의원들의 한나라당 입당 움직임, 미래연합 박근혜 대표의 한나라당과 당대당 통합, 박태준 전 총리의 한나라당 입당 가능성 등 합종연횡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연말 대선까지의 최대 변수는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의원간 후보단일화가 될 것이다. '1강 2중' 체제에서 후보단일화만이 마지막 대항카드가 되지 않겠느냐는 논리다.
한나라당의 최근 대선전략이 노 후보와 정 의원 어느 한쪽이 사퇴하거나 협상을 통해 단일화를 이룸으로써 1대1 구도가 만들어지는 것을 막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반면 이른바 반창(反昌)세력 사이에선 이회창 대세론에 위기의식을 느끼고 양강대결 구도를 만들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후보단일화론이 제기되고 있다.
후단협은 물론 정몽준 의원의 '국민통합21' 역시 후단협의 주장에 동조하는 형식으로 노 후보에 대해 단일화 압박을 가하고 있다.
그러나 노 후보측은 정책ㆍ이념이 다른 정 의원과 후보단일화는 물론, 정치적 연대조차 할 수 없다는 원칙을 내세워 단일화론을 일축하고 있다.
이에 후단협측은 정 의원에게서 빠진 지지도가 노 후보에게 옮겨가지 않고 이회창 후보나 유보층으로 이동하자 후보단일화 추진력 복원을 위한 막판 반전에 나서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정몽준 의원측 내부에서도 그동안 정 의원에 대한 추대형식을 통한 정 의원으로의 단일화를 당연시하던 입장에서 벗어나 당초 노 후보가 후보단일화 방식으로 제안했던 경선방식의 수용을 검토하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노 후보측은 당초 제안했던 경선을 거부해놓고 대선이 50일도 남지 않은 시점에 경선하자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고 '노무현 흔들기' 음모의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노 후보는 이날 KBS라디오에 출연, 정 의원과의 경선을 통한 후보단일화에 대해 "정 의원쪽에서 나오는 경선 주장이 지금은 정략적이라고 생각하지만 만약 진실로 힘을 실어 정식으로 제안해오면 선대위에서 적절하게 논의하고 검토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양정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