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日 금융권 위기 급속 안정

일본 주요 4대 은행들의 9월 결산 반기 실적이 대폭 개선, 흑자로 돌아서는 등 일본 경제 회복의 최대 복병으로 지목되던 금융권 부실이 급속히 개선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아시안 월스트리트저널(ASWJ) 등은 25일 발표된 미즈호, 미쓰이 스미토모, 미쓰비시 도쿄, UFJ 등 일본의 4대 금융 그룹의 반기 실적이 흑자로 전환된데 이어 다음 반기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어서 3년 만에 처음으로 올해(3월 마감 회계연도)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26일 보도했다. 특히 철마다 `금융 대란설`을 촉발시켰던 은행들의 부실채권 비중도 본격적인 감소 추세에 접어든 것으로 파악돼 최근 봄기운이 돌고 있는 일본 경제에 자신감을 불어넣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 같은 소식에도 불구, 여전히 일본 금융권의 구조적인 문제들은 해결되지 않고 있어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터널의 끝이 보인다`=일본 최대 은행 미즈호의 이번 반기 순익은 전년동기에 비해 무려 6배나 급증한 2,554억엔(23억3,000달러). 미쓰이 스미토모 와 UFJ는 전년동기 대비 두 배 이상 수익이 뛰었다. 전년 적자를 기록했던 미쓰비시 도쿄는 이번 반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는 지난 3월 결산 실적에서 일부 은행들이 일본 기업 역사 사상 최대의 적자를 내는 등 일본 주요 은행들이 모두 엄청난 손실을 기록했던 것과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일본의 8대 은행들은 최근 9년 중 7년 동안 적자를 기록해 왔다. 다케나카 헤이조 경제재정상 및 금융상의 구조개혁이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두면서 부실채권 처리도 원활히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일본 주요 은행들의 부실채권 비율은 지난해 말 8%에서 6.5% 수준으로 격감했다. 일본 정부는 내년 말까지 부실채권 비율을 4%대로 떨어뜨리기로 한 목표도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FT는 이 같은 지표들이 일본 경제 불황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됐던 금융권 문제가 긴 터널의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는 증거라며 이는 일본경제가 지속적인 성장궤도에 진입한 시그널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은행 본업 여신 수익은 저조, 구조적 문제 여전=일본 금융권이 적어도 최악의 고비는 넘겼다는 데에는 대체적으로 동의하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우선 일본 경제 최대 골치거리인 디플레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어 기업들이 은행 대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 않다는 게 문제다. 실제로 이번 실적 호전에는 일본 증시 호황에 따른 주식 투자 수익과 도쿄시의 세금 감면 혜택 등이 크게 작용한 반면 은행의 본업이라 할 수 있는 여신 수익은 전년동기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 10월 일본 은행들의 대출규모는 70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또 은행들의 주식 투자 비율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여전히 수익 구조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주식 시장의 오르내림에 지나치게 노출돼 있다는 점도 위험요소로 지적됐다. <윤혜경기자 ligh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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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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