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을지포커스렌즈(UFL) 연습을 내세워 4차6자회담을 연기한 가운데 미국의 태도를 비난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나아가 정전체제를 평화보장체제로 교체할 것을 촉구하고 나서 주목된다.
북한의 대미비난 요지는 ▲미국이 여전히 북한을 무력으로 압살하려는 기도를 버리지 않고 있으며 ▲말과 행동을 달리해 신의가 없고 ▲남북화해와 협력을 방해하려 한다는 것이다.
북한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은 30일 `무력공갈로 얻을 것이 있겠는가'라는 제목의 개인필명 논평에서 미국이 6자회담이 휴회에 들어간 상황에서 군사훈련을 실시하는 것은 "회담에서 달성하지 못한 저들의 불순한 흉계를 무력공갈로 얻어보겠다는것"이라고 비난했다.
신문은 "회담장에서는 갖은 감언이설을 늘어 놓고 회담장 밖에서는 칼을 빼들고날뛰는 미국의 상투적 수법이 우리 공화국(북)에는 절대로 통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외무성 대변인도 24일 "불침의사를 표명하고 뒤돌아 앉아서는 대화 상대방을 겨냥한 도발적인 전쟁연습을 벌려 놓은 미국의 신의 없는 처사에 대해 엄중시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또 평양방송은 29일 `시대의 지향과 민족의 염원에 대한 악랄한 도전'이라는 제목의 대담프로를 통해 미국이 UFL 연습을 실시하는 목적은 북한을 위협, 6자회담에서 부당한 요구를 관철해 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평양방송은 또 다른 논설에서 "미국이 이번 전쟁연습을 통해 좋게 발전하는 북남 사이의 화해와 협력 과정에 찬물을 끼얹고 통일의 앞길에 차단봉을 내리려 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와 함께 노동신문은 30일 `낡은 냉전구도는 청산되어야 한다' 제목의 기명논평을 통해 "낡은 정전체제를 평화보장체제로 바꾸는 것은 핵문제를 포함한 조(북).
미 사이의 모든 적대관계를 청산하기 위한 근본문제로 된다"고 강조했다.
논평은 특히 "미국이 진실로 핵문제를 비롯한 조.미 사이의 적대관계를 해소시킬 의사가 있다면 20세기 냉전의 유물인 정전체제를 새로운 평화보장체제로 바꾸는용단을 내려야 하며 이렇게 함으로써 조선문제 해결의 직접적 당사자로서 의무를 다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북한 외무성은 29일 UFL 연습 등을 내세워 당초 8월29일 시작하는 주에 재개키로 한 4차 6자회담을 9월12일 시작하는 주에 열자고 제안하면서 "미국은 우리의 얼굴에 침을 뱉는 것과 같은 행위를 했고 회담 상대를 심히 모독하고 신의를 저버렸다"고 공박한 바 있다.
북한의 이같은 움직임은 핵문제를 비롯한 북.미 간 문제가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에서 비롯되고 있음을 부각시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평화보장체계수립을 강조하려는 목적을 지닌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김두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