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국책ㆍ민간硏도 줄줄이 조정할듯

[韓銀 하반기 성장률 5%로 하향] <br>수출도 둔화 예상… 일부선 4%대까지 거론<br>"건설경기 급랭" 내년이후 전망은 더 암울<br>경기비관론 무게실려 각종 대책 나올수도

한국은행이 하반기 경제전망을 대폭 하향 수정했다는 점은 크게 두가지 측면에서 주목된다. 첫째, 비관적 전망이 잇따르게 된다는 점이다. 한은이 전망을 바꾸는 데 보수적인 경향을 갖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국책ㆍ민간연구소의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둘째, 경기전망에 대한 비관론과 낙관론이 팽팽하게 맞서는 상황에서 한은의 수정전망을 고비로 비관론이 힘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비관론이 확산되면서 각종 처방도 백가쟁명식으로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차 관심사는 전망치가 어디까지 떨어지느냐에 있다. 4%대 성장을 말하는 민간연구소도 적지않다. LG경제연구원은 올 하반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4%대로 하락할 것이며 연간으로는 5.0% 성장에 그칠 것이라는 보고서를 8일 내놓았다. 앞서 한국경제연구원도 하반기 성장률이 4%대로 추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부적으로 경제성장률을 재검토하고 있는 삼성경제연구소ㆍ현대경제연구원 등도 하반기 5% 성장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난 4월 국책연구기관과 민간연구소들이 경제성장률을 줄줄이 상향하던 것과는 판이하게 달라진 분위기다. 불과 몇달 사이에 분위기가 이처럼 급변한 데는 좀처럼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는 민간소비가 주원인으로 작용했다. LG경제연구원은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경제성장률을 낮추는 역할을 해온 내수 부문의 성장기여도가 하반기에도 마이너스 상태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감소폭은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 문제는 내수불안과 수출둔화가 맞물릴 경우의 파장이다. 하반기 수출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소비마저 살아나지 못한다면 우리 경제는 ‘성장동력’을 잃게 된다는 우려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박종규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하반기에도 내수가 반등하지 못하고 악화된다면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가 심각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박 연구위원은 “특히 내수 부문의 생산성이 수출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것이 문제”라며 “이러다가 세계경제가 가라앉아 수출마저 마이너스를 기록하면 우리 경제는 탈출구조차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내년 전망은 더욱 암울하다. LG경제연구원은 특히 내수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수출마저 증가세가 둔화될 경우 연말이나 내년 초 이후 우리 경제가 ‘더블딥’에 빠질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내년 이후 건설경기가 급랭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경기전망을 무겁게 만드는 요소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본부장은 “연내에는 공공투자건설과 기존의 건설수주로 근근이 버틸 수 있겠지만 부동산경기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내년 이후에는 경기가 급격히 꺾일 수 있다”며 “이는 내수회복에도 부정적인 요소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소비자전망도 하반기 소비가 신통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뒷받침한다. 6개월 뒤 소비수준을 가늠해볼 수 있는 소비자기대지수가 2개월 연속 하락해 8개월 만에 최저로 가라앉은 것은 하반기에도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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