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시장서 맥 못추는 웰빙식품들

저지방·저칼로리 우유·라면 등…<br>맛·가격 등 이유 소비자 큰 호응 없어

웰빙 열풍을 타고 기존 제품에서 지방이나 칼로리를 뺀 ‘라이트’급 제품이 수년째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지만, 정작 시장 형성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우유나 남양유업 등이 기존 흰 우유에서 지방함유비율을 2% 이하로 낮추고 칼로리를 30% 가량 줄여 선보인 저지방 우유는 2003년 대비 2~3배 시장이 커지긴 했지만, 백색 우유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불과 3%선에 그치고 있다. 연간 총 매출은 500억 규모로 기능성 우유 시장에서도 10%에 머문다. 저지방 제품이 전체의 40% 가량을 차지하는 유럽 시장에 비하면 극히 미미한 수준. 지난해 말 해태유업과 파스퇴르유업 등 중견 유업체들이 내놓은 무지방우유 역시 시장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파스퇴르 ‘팻프리 우유’의 경우 지난해 11월 월 30억원의 매출을 바라보고 출시된 제품이지만, 1년이 지난 지금 실제 매출은 목표액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유업계 관계자는 “지금도 우유는 밥을 대신하는 영양 공급원으로 인식되고 있는데다, 지방의 고소한 맛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대부분”이라며 “웰빙ㆍ다이어트 열풍에도 불구하고 저지방ㆍ무지방 우유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 함량과 칼로리에 손을 댔다가 낭패를 보고 시장에서 사라진 제품들도 적지 않다. 한국야쿠르트가 지방과 칼로리를 기존 제품의 절반으로 줄여 내놓은 발효유 ‘실프’는 소비자들의 입맛을 잡는데는 실패해 지난해 생산을 중단했다. 롯데칠성 역시 지난 2003년 펩시콜라에서 설탕 함량을 줄인 ‘펩시블루’를 출시했지만, 호응을 얻지 못하고 1년만에 판매 중단됐다. 제과시장에서도 다이어트에 대한 열기는 생각보다 낮다. 해태제과가 기존 ‘에이스’의 칼로리를 줄여 선보인 ‘에이스 라이트’의 매출은 월 5억원 정도. “통상 월 10억원을 바라보고 신제품을 내놓는데, 저칼로리 제품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실제 매출로 연계되지는 않은 것같다”는 것이 회사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CJ는 2003년 밀가루 면 대신 곤약으로 만들어 칼로리를 일반 면 요리의 4분의 1수준으로 낮춘 ‘로누들’을 출시했지만, ‘맛’에 대한 소비자 반응을 감안해 올해 새로 출시한 로누들에는 일반 밀가루면을 사용하고 칼로리를 기존 로누들 제품군의 2배 가량인 200㎉대로 높였다. 2003년 기존 식용유와 달리 볶음이나 튀임요리의 칼로리를 낮출 수 있도록 만든 기능성 식용유 ‘로프리’ 역시 워낙 높은 가격대 때문에 시장은 좀처럼 확대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 업계 관계자는 “저지방ㆍ저칼로리 등을 내세운 다이어트용 제품들은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이 높지만 아직은 맛이나 가격 요인 때문에 대중적인 호응을 얻지 못한다”며 “비만인구가 워낙 많은 미국이나 유럽처럼 큰 시장을 형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