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과세상] 싱글 남녀 폄하도 사회적 차별이다

■싱글리즘(벨라 드파울로 지음, 슈나 펴냄)


'나는 미혼이 아니다. 나는 싱글(single)이다.'

반드시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수가 매년 급격히 줄고 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에 사는 35~49세 남성의 미혼율은 20%로 1990년과 비교해 10배 이상 늘었고, 같은 연령대 여성의 미혼율은 6.4배 증가한 11.8%로 나타났다. 결혼을 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남성이 30%에 달해 결혼을 해야 한다는 응답자 수 20%를 크게 앞섰다.

생각은 이렇게 변하고 있지만 아직 우리 사회는 결혼을 늦추거나 하지 않는 사람들, 즉 싱글에 대한 편견이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 '싱글리즘(Singlism)'이란 이 같은 싱글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말한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초빙교수인 저자는 방대한 연구자료와 사례 분석을 토대로 싱글 남녀를 폄하하는 시선에 반기를 들고, 이는 성별ㆍ인종ㆍ외모 차별 못지않은 사회적 차별임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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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례로 미국의 사회보장 제도는 부부 한 명이 사망하면 남은 배우자에게 혜택을 제공하지만 싱글 근로자가 사망할 경우 혜택은 그냥 사라진다. 장례식 비용도 마찬가지인데, 결혼한 사람에게는 배우자의 장례식 비용 일부를 지원하지만 싱글에게는 그렇지 않다.

특히 여성의 경우 사회적 지위 향상으로 결혼의 필요성이 줄어들었음에도 '싱글 푸대접'은 오히려 확산 중이다. 이에 대해 저자는 "결혼이 점점 의무 사항에서 제외되는 데 불만을 품은 사람들이 의도적으로 '결혼해야 완벽한 인생이 완성된다'는 고정관념을 퍼트린다"는 '마인드차단(mind blanketing)' 심리가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결혼이 곧 완성이자 행복이라는 환상에서 탈피하고 결혼과 싱글에 대한 균형 있는 시선이 필요함을 설파하는 책이다. 1만4,000원.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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