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우버' 서비스 도입해야 하나


임정욱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센터장

안기정 서울연구원 연구위원

모바일 차량공유 서비스 우버(Uber)를 둘러싼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불친절한 기존 택시에 반감을 가진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지만 서울시는 우버를 불법 애플리케이션으로 규정하고 강력 대응할 방침이다. 우버 도입 찬성 측은 소비자의 택시이용 선택의 폭을 넓히고 택시시장의 경쟁을 유도해 서비스질이 향상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택시조합 등은 사고 발생시 책임소재가 불분명하고 공급과잉에 따른 부작용이 크다며 도입을 반대하고 있다. 양측의 견해를 싣는다.

● 찬성-임정욱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센터장


스마트폰 활용 교통혁신 세계적 흐름

일자리 창출·서비스 질 향상 기회로


지난해 말 한국에 돌아오기 전까지 5년 동안 미국에서 살았다. 그곳에서 4년 전쯤 처음 이야기를 들었던 에어비앤비라는 서비스는 말도 안 되는 것처럼 들렸다. 나는 직접 해보고 나서야 그 잠재력을 이해하게 됐다. 모르는 타인을 자신의 집에 들인다는, 또는 타인의 집에 가서 묵는다는 데서 오는 사람들의 우려를 에어비앤비는 멋진 사진과 인터넷 평점 등을 보여주는 잘 디자인한 서비스를 통해서 날려버린 것이다. 에어비앤비가 실정법을 어기고 탈세를 하는 서비스라고 미국 정부가 처음부터 금지했다면 이런 거대한 공유경제형 숙박 비즈니스 자체가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

서비스의 성격은 다르지만 우버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우버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원터치로 간단히 차를 불러 원하는 곳까지 가고 지갑 없이도 앱에 저장된 신용카드로 지불할 수 있는 편리한 서비스를 개발해냈다. 택시를 잡기 어렵고 비싸고 불친절한 경우가 많은 서구 대도시들에서 우버는 이용자들의 큰 호응을 받고 있다. 혁신의 산실 샌프란시스코시는 이런 변화에 너그러운 편이다. 기득권자의 이익을 보호하기보다는 혁신기업과 시민의 편에 서서 판단을 내린다. 게다가 실리콘밸리에서는 구글의 무인자동차까지 달리고 있다. 테슬라와 닛산 전기차들이 길거리에 이미 가득하다. 무인자동차가 사고를 냈을 때 보험처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배기가스가 없는 전기자동차도 환경오염분담금을 내야 하는가. 기존의 법규와 잣대로는 이런 무인자동차·전기자동차를 받아들이기 어렵다. 누구나 말하듯 세상의 변화를 낡은 규제와 법 제도가 도저히 따라갈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우버를 막는 서울시의 결정은 실망스럽다. 무조건 규제하기보다는 시민의 입장에서 편리한 서비스라면 제한적으로라도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진행해보기를 기대했다. 우버를 막으면 같은 영역에서 혁신을 꾀하는 수많은 한국 스타트업들이 등장하는 길도 같이 막는 것이다. 그리고 출퇴근길에 불편을 겪는 서울시민들에게서 새로운 선택 수단을 앗아가는 것일 수도 있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교통혁신은 세계적인 흐름이다. 우리가 금지한다고 해서 이런 패러다임의 전환을 막을 수 있는 단계는 이미 지났다.


사실 나는 다른 나라에 비해 택시요금이 싸고 잡기도 쉬운데다 서비스 질도 높은 편인 한국에서 우버가 큰 반응을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기존 택시를 위협하기보다 택시 잡기 어려울 때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보완적인 서비스가 될 것으로 여겼다. 그 결과 택시 서비스의 질도 높아지고 한국에서도 다양한 경쟁 서비스가 등장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는 택시회사에는 경쟁이 늘어나는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새로운 기술을 이용해 매출을 늘릴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그리고 택시운전사들에게는 같은 시간 운전해도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도 있다. 5년, 10년 뒤의 세상이 어떻게 변해 있을지 모르는 마당에 서울시의 무조건적인 우버 규제는 우버의 마케팅만 도와준다는 생각이다. 서울시의 전향적인 입장 변화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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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대-안기정 서울연구원 연구위원

사업자 요건 없어 사고 책임 묻기 어렵고

택시 과잉공급 심화… 산업 질서 깨뜨려


요즘 우버가 뜨거운 감자다. 서울시는 우버를 자가용에 의한 유상 운송 행위로 보아 고발조치했다. 우리나라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다. 우버는 런던·상하이·싱가포르·워싱턴DC·샌프란시스코·뉴욕에서 합법적으로 운행되고 있지만 각 도시 택시업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또한 파리와 베를린에서는 우버를 불법으로 규정했다.

밤늦은 시간에 택시를 잡으려면 거의 전쟁이다. 그런 택시에 대해 이용자들은 불평을 쏟아놓는다. 이에 반해 우버는 택시 이용자가 가격에 맞는 서비스를 받는다고 느끼게 하는 측면이 있다.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한 택시산업 경쟁 구조의 결함과 이용자의 선택권 제약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를 우버가 보여줬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무시할 수는 없다. 또한 이는 택시업계가 깊이 반성해야 할 측면이다.

그러나 이것이 기존 택시산업 질서에 잡음을 일으키면서까지 우버를 합법화해야 할 이유는 되지 않는다.

우선 우버는 기존 택시산업 규제의 존재 이유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면허제도로 운전자와 사업자 자격을 제한하는 이유는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우버의 경우 운전자와 사업자의 요건이 안 갖춰져 있고 검증도 안된다. 만에 하나 일어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신변안전 문제와 사고시 피해보상 문제 등은 해결될 수 없다. 비록 지금의 우버 서비스가 택시보다 안전하고 사고가 없다 해도 언젠가 일어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대비책은 있어야 한다. 세월호 사고가 주는 교훈이 바로 그런 것이다.

두 번째로 작금의 택시산업이 처한 현실이다. 택시는 현재 전국적으로 5만여대가 과잉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택시 감차사업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고 감차사업 재원의 일부는 재정으로 충당된다. 이런 상황에서 우버와 같은 택시 유사업종을 인정한다면 한쪽에서는 택시를 줄이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택시를 늘리는 모양새가 된다. 이는 전혀 앞뒤가 맞지 않을뿐더러 택시 서비스의 공급기반만 약화시키고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형세가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의 택시는 콜영업과 순항영업이 분리돼 있지 않다. 외국의 경우 양 영업이 엄격히 분리돼 순항영업의 경우 택시의 수는 물론 요금과 서비스를 엄격히 규제하지만 콜시장은 순항영업만 금지할 뿐 규제가 비교적 엄격하지 않은 경향이 있다. 런던과 뉴욕에서 우버를 합법화한 배경에는 이와 같은 이유도 있다. 그러나 이들 도시에서조차도 기존 택시업체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우리나라와 같이 콜시장과 순항영업시장이 분리되지 않는 대표적인 예가 일본이다. 일본에서는 우버가 합법화돼 있지만 일본의 우버는 기존 택시사업자와 연계해서 사업을 추진한다. 우버의 택시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역할, 그리고 이용자의 호응을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우버 합법화는 기존 택시산업의 질서와 규제의 존재이유를 무시해도 된다는 논리로 이어질 가능성으로 비약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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