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연속 무분규'를 기록한 현대자동차 노조가 4년 만에 파업 수순을 밟기 시작했다.
현대차노조는 28일 울산공장 아반떼룸에서 열린 제9차 올해 임금협상에서 "만족할 만한 회사 측의 제시안이 없다"며 교섭결렬을 선언했다.
앞서 노사는 제8차 임금협상에서 해고자 원직 복직, 판매위원회 상여보조금 현실화, 정비직 인력 충원, 경차 생산 등에 대해 논의했다. 노조는 임금 및 성과급, 주간연속2교대제에 대한 사측의 일괄제시를 요구했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노조가 요구안을 발송하고 난 뒤 50일 전후로 교섭 계속 또는 쟁의 발생 순으로 진행돼왔다"며 "올해는 요구안을 발송한 지 3개월째 접어드는 6월의 마지막 교섭에서도 사측의 달라진 모습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주간연속2교대제의 경우 이미 10년간 논의돼왔으며 이는 노사 간의 결단 문제"라며 "비정규직 문제의 경우도 7년 이상 논의돼왔으나 사측에서는 아직까지도 해결할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또 "특히 올해는 사측이 안건별로 시간을 끄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교섭지연전술을 쓰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심마저 든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다음주 대의원대회에서 쟁의발생 결의를 거친 후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신청, 쟁의행위 결의,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투표의 절차를 거칠 계획이다. 상급 노동단체인 금속노조가 오는 7월13일 4시간 부분파업 계획을 세운 만큼 현대차노조도 금속노조의 파업일정에 동참할 가능성이 크다.
사측은 노조의 교섭결렬 선언이 금속노조 파업동참을 위한 수순으로 보고 있다. 사측의 한 관계자는 "노조가 일방적으로 교섭결렬을 선언한 것은 7월13일, 20일 금속노조 파업에 맞추기 위한 쟁의행위 수순을 밟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주요 안건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없는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결렬을 선언한 것은 이치에 맞지 않으며, 특히 통상적인 교섭관례 절차를 무시한 독단적인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또 "1회독(임금협상 요구안을 1차례 논의)도 마무리하지 않은 상황에서 일괄제시는 무리한 요구"라며 "올해는 임협임에도 불구하고 정년연장, 타임오프 철폐 등 단협 안건과 해고자 복직 등이 안건으로 올라와 협상 자체가 어려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