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이곳에서 열린 PGA 챔피언십 때의 '사고' 때문에 미국프로골프협회가 마련한 방지책이다. 당시 4라운드 17번홀까지 1타 차 선두를 달리던 더스틴 존슨(미국)은 18번홀 오른쪽 벙커에서 무심코 클럽을 대고 쳤다가 2벌타를 받았다. 그는 모래가 있는 러프 지역으로 생각했다. 벌타를 받지 않았다면 연장전에 들어가 우승을 노릴 수 있었다.
미국 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PGA 챔피언십의 무대인 휘슬링스트레이츠GC(파72·7,514야드)는 지구에서 벙커가 가장 많은 골프코스다. 미국 위스콘신주 콜러의 미시간 호수와 맞닿은 이곳에는 5년 전 967개에서 더 늘어난 1,012개의 벙커가 산재해 있다. 홀당 56.2개 꼴이다. 방석만 한 것부터 운동장만 한 것까지 크기도 제각각이다. 플레이에 영향을 주는 벙커는 50~100개 정도라지만 벙커와 맨땅의 구별이 어려워 존슨처럼 함정에 빠지기 쉽다는 게 문제다. 보이지 않는 벙커와도 전쟁을 치러야 하는 셈이다.
승부처는 18번홀(파4)이다. 거칠고 아름다운 코스를 원한 설계자 피트 다이가 작심하고 만든 이 홀은 페어웨이 좌우에 벙커와 깊은 러프가 도사리고 있고 그린 앞쪽으로는 움푹 파인 풀숲이 가로지르고 있다. 이 홀에서는 존슨 말고도 희생자들이 있었다. 2004년 PGA 챔피언십 때 존 댈리(미국)는 8타 '양파(더블파)'로 무너졌고 저스틴 레너드(미국)는 두 번째 샷을 그린 주변 풀숲에 빠뜨려 보기를 적어내면서 연장전에 끌려가 비제이 싱(피지)에게 메이저 우승컵을 내줬다.
퍼블릭 코스인 휘슬링스트레이츠는 1998년 개장한 후 벌써 PGA 챔피언십을 세 번째 개최한다. 2020년에는 미국-유럽 대항전인 라이더컵도 열린다. 1인당 그린피가 385달러(약 45만5,000원)인데 카트를 이용할 수 없어 1인당 캐디피 65달러를 더 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