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에 대한 서울고법의 판결이 나오자 경제ㆍ시민 단체의 반응이 엇갈렸다.
경제단체는 재판부의 유죄 판결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날 "한국 경제계를 대표해왔던 이 전 회장에 대한 유죄 판결은 경제위기 속에서도 세계 초우량 기업으로 성장, 발전하고 있는 삼성의 대외 신인도와 경제인들의 기업가정신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안타깝다"고 밝혔다.
상의는 이어 "삼성 경영진은 이번 판결에 따른 어려움을 조속히 극복하고 글로벌 경영에 더욱 매진해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우뚝 서달라"면서 "아울러 이번 판결을 계기로 준법경영과 윤리경영에 최선을 다해 신뢰 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측도 구두 논평에서 "이 전 회장이 국가 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했는데 유죄 판결이 나온 점은 기대에 못 미쳐 아쉽다"며 "세계적으로 경제가 어려운 상황인 만큼 삼성 임직원들이 흔들리지 말고 합심해 글로벌 기업으로 약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은 형량을 문제 삼으며 '재벌 봐주기'라는 주장을 내놓는 한편 특검에 재상고를 주문했다. 경제개혁연대ㆍ참여연대ㆍ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ㆍ민주주의법학연구회 등은 공동성명을 내고 "재판부가 유죄를 인정하고도 1심과 똑같이 집행유예를 선고하는 것은 재벌에 약한 사법부의 면모를 재연한 것"이라며 "국민에게 또 다시 깊은 좌절과 박탈감을 안겨줬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