姜위원장 "구조본 투명성 제고를" 李회장 "기업목적은 이윤증대"
■공정위·삼성 어제 회동금융계열사 의결권 축소 "삼성서 수용의사 밝혀"
양측관계 개선 기대속 핵심현안은 피해가
삼성, 정부에 협조 실익챙기기 나설듯
강철규(왼쪽 사진) 공정거래위원장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14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오찬회동을 가진 뒤 기자들의 질문공세를 받으며 호텔을 나서고 있다. /이호재기자
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은 14일 이건희 삼성 회장에게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의 투명성을 제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소액주주와 소비자ㆍ경쟁사업자 등 '3개 경제주체'의 자유 확대를 위해 삼성그룹이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회장은 이에 대해 "구조본의 투명성을 높여나가겠다"면서 "기업은 이윤을 증대하는 것이 목적이고 군대는 병력을 늘리는 것이 목적"이라며 기업의 자율경영을 강조했다.
강 위원장은 이날 서울 신라호텔에서 이 회장과 오찬 회동을 갖고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 시장개혁 방안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공정위가 추진 중인 재벌금융사의 의결권 축소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강 위원장이 전했다.
강 위원장은 이 회장과 흉금을 터놓고 대화를 나눴으며 삼성에 대한 국민의 애증을 소상하게 설명했다며 삼성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는 점을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강 위원장은 특히 "역사발전이라는 것은 자유의 확대와 생산증대의 과정"이라며 "삼성은 생산 면에서는 큰 기여를 하고 있으나 소액주주ㆍ소비자ㆍ경쟁사업자 등의 자유 확대에도 노력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이에 대해 "14만명이 약 120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큰 조직이므로 자유의 침해가 없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앞으로는 이러한 문제에도 관심을 갖고 잘 해나가겠다"고 답했다.
규제완화와 관련, 강 위원장은 "영리법인도 학교와 병원을 할 수 있게 하는 등 경쟁제한적 규제를 개선하고 있다"고 공정위의 업무추진 현황을 설명했다.
한편 이 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강 위원장과) 우리나라 경제에 대해 많은 걱정을 나눴다"면서 중소기업ㆍ신용불량자ㆍ영세민이 잘돼야 경제가 살아난다는 데 의견을 함께했다"고 말했다.
김영기 기자 young@sed.co.kr
입력시간 : 2004-06-14 1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