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환불금 어디로…
6兆전망… 증권사 자금유치 적극 나서
신경립 기자 klsin@sed.co.kr
2월 증시의 최대 이벤트였던 두 건의 굵직한 공모 일정이 마무리되자 시장에서는 6조원에 육박하는 청약환불금이 어디로 갈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청약환불금으로 10일 시중에 되돌려질 자금은 총 5조7,590억원. 일반 청약에 몰린 5조7,985억원 가운데 증거금 395억원을 제외한 금액이다.
앞서 지난 7일 환불된 롯데쇼핑 청약금이 모두 미래에셋증권 공모에 투입됐다고 가정할 때 6조원에 육박하는 돈이 풀리는 셈. 이 가운데 청약대출금 등을 제외하더라도 상당한 액수의 자금이 다음 공모를 기다리며 증시 주변을 맴돌게 될 것이란 얘기다.
이에 따라 일부 증권사들은 공모주청약을 위해 몰린 자금을 붙잡아 두기 위해 투자자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통상 청약으로 몰리는 자금은 일반 주식투자로 유입되기 보다는 또다른 청약 일정을 찾아다니는 성격이 강하지만, 당분간은 롯데쇼핑이나 미래에셋과 같은 ‘대어’ 출현이 예고돼 있지 않아 틈새 개척의 여지가 있다는 것.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이후에는 공모가 예정된 기업이 한국전자금융, 씨앤비택, 애강, 엔트로피 등 4개에 불과한데다, 모두 코스닥시장 상장 기업들이어서 규모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생보사 상장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굵직한 공모는 당분간 나타나기 힘들 수도 있다는 것이 증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미래에셋증권 공모 주간사인 삼성증권의 경우 공모주 청약자들을 겨냥한 베스트 상품군 설명자료를 특별 제작해 10일 지점에 배포하고, 전화상담 등을 통해 적극적인 자금유치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당장 예정된 블록버스터급 공모가 없는 만큼, 환불 자금을 간접투자상품으로 이어가기 위한 마케팅에 나서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롯데쇼핑 주간사인 대우증권도 “롯데쇼핑 청약 고객을 대상으로 미래에셋증권 청약을 권장하는 등 청약환불 고객의 성향에 따른 금융상품 라인업을 제시하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화증권은 안전추구형 공모주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CMA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하지만 환불금이 증시에 유입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정호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과거 10년을 놓고 보면 올해 공모 규모가 특별히 크다고 볼수는 없다”며 “과거 사례를 볼 때 공모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환류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6/02/09 1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