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를 비롯해 아시아 이머징시장까지 일제히 급락하면서 펀드 투자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코스피 전고점이었던 1,850대에서 환매에 나서지 못한 투자자들은 연일 추락하는 수익률에 갈팡질팡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현 시점에서 섣불리 환매에 나서는 것은 손해를 확정 짓는 것인 만큼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게 유리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오히려 추가 조정시 성장형 펀드와 글로벌 이머징 펀드를 중심으로 매수에 나서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또 현 장세가 특정 업종, 특정 지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닌 만큼 새로운 전략을 모색하기보다는 기존 전략을 유지하면서 금융공학펀드나 주가연계펀드(ELF) 등 파생상품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진단한다. 삼성증권은 10일 “해외 변수에 따라 조정의 폭과 기간이 변할 수 있지만 1,700대 중ㆍ후반에서 매수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시장에 대한 믿음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이재경 삼성증권 펀드리서치파트장은 “전세계 경제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다는 점과 유가가 상승할수록 소비가 줄어든다는 점을 고려하면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국내 펀드는 조정기에 성장형의 비중을 확대하고 해외의 경우 이머징을 위주로 하되 인도ㆍ베트남 등 재정수지 적자폭이 확대되는 국가들은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우리투자증권도 하반기 국내 증시가 높은 변동성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경기회복기에 좋은 성과가 기대되는 성장형 펀드를 중심으로 정보기술(IT) 섹터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보조 투자 수단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조한조 우리투자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해외 펀드의 경우 하반기의 증시 화두가 인플레이션이 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투자지역 간 수익률 차별화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브릭스 비중을 유지하면서 중남미, 중동ㆍ아프리카 등 원자재 가격 강세 수혜를 입는 지역에 대한 비중 확대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원자재 가격의 강세가 공급 제한 및 신흥국 수요 증가 등에 따른 것으로 단기간에 변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기존 펀드 포트폴리오를 바꾸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부정적 견해를 내비쳤다. 글로벌 증시가 전체적으로 나빠진 상황에서 섣불리 갈아타기에 나서는 것은 수수료 등 비용만 늘리기 때문이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새로운 펀드를 찾기보다는 기존 전략을 유지하는 게 낫다”며 “매월 같은 날에 일정 금액이 빠져나가는 적립식 펀드의 경우 시장 상황에 따라 추가 매수를 유연하게 할 수 있는 자유적립식 및 임의식으로 바꾸는 게 변동성이 큰 장세에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현 장세는 미국 금리가 정해지는 이달 말까지 이어지는 이벤트에 대한 선반영적 측면이 있다”며 “일시적 조정을 거쳐 하반기에는 증시가 나아질 여지가 큰 만큼 지수조정에 따른 분할매수 전략이 적절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