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투모로우

한영수 한국무역협회 전무(경제학 박사)

최근 개봉된 할리우드 영화 ‘투모로우(원제 The day after tomorrow)‘가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영화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급격한 지구 온난화로 북극의 빙하가 녹고 바닷물이 차가워지면서 이상기후 현상이 나타난다. 이어서 갑작스러운 홍수와 한파가 밀어닥쳐 도쿄 거리에 주먹만한 우박이 떨어지고, 뉴욕을 비롯한 북반구 대도시들이 점차 빙하로 뒤덮여버린다. 물론 이 영화에서처럼 갑작스러운 기후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은 적다. 하지만 환경변화는 이미 우리 실생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구온난화현상(Global Warming)이 이미 한반도에도 영향을 줘 연근해의 생태계가 변하고, 앞으로 한반도 기후가 아열대성 기후로 바뀔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들리는 바로는 지구 남반구의 오존층에 구멍이 뚫려 남미 칠레의 경우 사육하는 양들의 눈이 멀고, 심지어는 바다에서 포획되는 연어의 눈까지 먼 경우도 발견된다고 한다. 한편 오존층 파괴현상은 선진국이 주로 몰려 있는 남반구와 북반구 극점에 가까운 지역에 집중돼 있어 주로 적도 인근에 있는 개도국들은 상대적으로 위급성을 느끼고 있지 못하고 있다. 산업화에 앞장서 공해물질을 많이 배출한 선진국의 업보라고 해야 할까. 지구환경 변화는 우리 업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선진국 가운데서도 유럽연합(EU)이 특히 앞장서서 각종 환경보호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EU는 전자전기제품 폐기물 규정(WEEE)을 도입, 생산업체가 전자전기제품 폐기물을 관리하도록 의무화해 관련제품의 가격이 3% 인상되는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특정물질사용제한법(RoHS)을 시행해 오는 2006년 7월1일부터 시판되는 전자전기제품에 납ㆍ수은ㆍ카드뮴 등 위험물질이 포함된 부품의 사용을 전면 금지할 예정이다. 관련업계의 추산에 따르면 RoHS 시행으로 VCR 단일품목을 개량하는 데만 1조원의 추가비용이 들어갈 전망이다. 이밖에 건전지ㆍ축전지 폐기물 규정을 통해 제조업체와 수입업체의 배터리 폐기물 수거의무를 강화할 계획이며, 화학물질 등록규정(REACH System)을 통해 화학물질 생산업체의 제품에 대한 안전의무를 강화할 방침이다. 환경보호를 위한 EU의 입법취지는 인정하나, 문제는 이러한 규정들이 우리 업계의 대 EU수출에 미친다는데 있다. EU의 규정준수를 위한 관련비용의 증가와 새로운 수입규제 장벽의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EU의 환경관련 입법동향을 예의주시하고 불합리한 규정에 대해서는 당사자로서 의견을 적극 제시하는 한편 대체물질의 개발 등 필요한 대응조치를 조속히 강구해야 할 것이다. 또 EU가 도입하는 환경마크제에 적극 참여해 현지 소비자에의 신뢰도를 높이는 등 판매전략의 일환으로 활용해볼 수 있다. 그리고 한걸음 더 나아가서 우리의 환경도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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