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6월 4일] 日 민주당 실패는 위기이자 기회

해가 바뀔 때마다 새로운 총리가 등장했다. 무능한 총리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도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 2009년 총선을 진두지휘하며 민주당을 승리로 이끌고 반세기 만에 자민당 집권 체제를 종식시킨 오자와 이치로 간사장도 이날 동반 퇴진을 표명했다. 일본 국민들은 자민당 체제에 염증을 느낀 나머지 2009년 당시 야당인 민주당에 기회를 줬다. 하지만 민주당은 실망감만 안겨줬다. 하토야마는 우유부단한 총리였다. 후텐마 기지 이전 공약을 지키지 못했다고 밝힘으로써 수치스런 우유부단을 자인했다. 정치적 오판만으로도 사임 사유는 충분하다. 혹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하더라도 그와 당의 실질적 쇼군(지배자)인 오자와 간사장은 정치자금 스캔들로 조금씩 타격을 받았을 것이다. 일단 두사람의 사임은 민주당과 일본에 엄청난 재앙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자와가 없으면 민주당은 참의원 선거를 눈앞에 둔 상황에서 가장 영악한 전술가를 잃게 된다. 일본은 또다시 새로운 정치 희망을 잃게 된다. 대신 부패가 난무한 추잡한 정치 세계로 되돌아갈 것이다. 또 다른 가능성도 있다. 하토야마ㆍ오자와가 모두 물러나면 일본 국민들로서는 두개의 종기를 도려내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게 된다. 그렇게 되면 민주당은 더 탄탄한 기반을 잡게 될 것이다. 민주당이 그동안 최악은 아니었다. 민주당은 경제위기가 닥쳤을 때 기민하게 일본을 이끌었고 관료주의의 폐단을 없앴다. 또한 수출 의존적인 일본 경제구조를 개혁하기 위해 여러 정책을 시행했다. 육아수당 지급이 그 예다(지금은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혹평을 받아온 우정성 민영화 백지화는 무위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훌륭한 리더십을 갖출 경우 민주당도 리셋 버튼을 누를 수 있다. 유력한 총리 후보인 간 나오토 부총리 겸 재무상은 당과 일본을 이끌어갈 잠재력을 갖춘 지도자다. 간 재무상의 인기는 1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재무상 재임 시절 부패로 만연했던 일본 정계의 혈연 스캔들을 폭로했다. 그는 민주당 창립에 지대한 공헌을 했고 정부 부채를 줄이기 위해 소비세를 도입하는 등 꾸준히 경제 정책을 조율해왔다. 만약 민주당 차기 지도자가 계획이 확실하고 그것을 끝까지 고수하겠다고 국민들을 설득한다면 웃음거리가 된 일본 정계에 뭔가 좋은 일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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