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중국 공해피해 손써야(사설)

우리나라가 중국에서 배출하는 각종 공해로 직·간접 피해를 당하고 있다는 사실은 새삼스런 일이 아니다. 벌써 북위 38도선 북쪽의 서해는 만주와 산동반도에서 마구 버린 각종 폐수로 위험수준에 이르렀다. 난방연료소비가 많은 겨울철 서울 하늘은 그렇지 않아도 뿌옇다. 여기에 만주는 물론 중국본토에서 날아든 오염물질로 서울의 대기오염도는 갈수록 악화일로다.LG경제연구원은 최근 중국에서 내뿜는 대기오염물질로 한국이 입고 있는 손실을 처음으로 계량화,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 93년 현재 한국이 각종 대기오염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액은 총 3조7천1백18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중국에 의한 피해액은 최저 4천4백54억원에서 최고 1조2천2백49억원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피해를 유형별로 보면 건강피해·물리적피해·생태계파괴 등으로 모두다 심각한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문제는 중국에 의한 피해가 해마다 증가하리라는 우울한 전망이다. LG경제연구원은 오는 2010년에는 피해액이 연간 6천8백15억∼1조8천7백41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은 90년대 들어 연평균 9%대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환경오염에는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아 동북아 공해의 공장격으로 등장한지 오래다. 지난 94년 현재 중국의 아황산가스 배출량은 1천8백25만톤으로 한국의 11배, 일본의 16배, 유럽연합(EU) 전체 국가(90년)의 1.3배에 달했다. 이밖에 질소산화물의 배출량도 엄청나 이 두 공해물질은 한국을 비롯, 일본에 대기를 오염시키면서 산성비와 황사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오늘날 환경문제는 한 국가에만 국한되는 국지적인 범주를 넘어섰다. 지금 인도네시아의 밀림에서 일어난 산불로 동남아제국의 하늘이 모두 잿빛으로 물들고 있다. 대기오염물질의 국제이동이 얼마나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중국의 경제력은 현재 자국의 오염물질이 한·일양국에 미치는 피해를 고려할 정도가 아니다. 환경보전보다는 경제개발논리가 앞서고 있다. 「오염자부담 원칙」은 생각할 수도 없다. 따라서 동북아 대기오염 문제의 해결은 피해당사국인 한·일양국, 특히 한국이 적극 나설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정책적인 제안으로서는 동북아 환경기금을 조성하는 길이다. 전담기구도 설치, 각국간의 환경교류도 추진되어야 한다. 이 기금이나 기구에는 한·중·일 3개국외에 북한과 러시아도 참여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북한이나 러시아로부터의 오염배출량도 만만치 않다. 우리나라 환경외교의 역량이 시험받는 무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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