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했던 우리 주식시장 등의 여파로 기관투자자의 해외증권투자가 7년래 최대폭 불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말 현재 자산운용사, 보험사, 증권사 등 기관의 해외증권투자 잔액이 954억달러로 전년 보다 209억달러(28.1%) 급증했다고 밝혔다. 폭은 2007년(611억달러) 이후 가장 크다. 기관의 해외투자액은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 625억달러 감소했고 이후 지지부진하다 2012년부터 증가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기관이 해외로 눈을 돌린 것은 우리 주식시장에서 큰 이득을 올릴 수 없는 탓이었다. 지난해 코스피는 2,000포인트 내외에서 오르내림을 반복했다. 반면 중국 주가는 10.8%나 올랐으며 미국이 7.5%, 일본도 7.1% 상승했다. 기준금리가 2차례 내려가면서 은행에 돈을 맡겨도 세금,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오히려 손해를 보게 된 것도 해외투자를 끌어올렸다. 정선영 한은 자본이동분석팀 과장은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로 외화 유동성이 풍부해졌고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해외 채권에 대한 수요가 커져 외화증권 투자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외국 채권이 인기가 높았다. 잔액은 2013년 말 237억달러에서 지난해 350억달러로 1년 새 113억(47.9%)이나 폭증했다. 국내 거주자가 외국에서 발행하는 외화표시 채권인 코리안페이퍼 투자잔액도 263억달러로 44% 급증했다. 주식투자액은 341억달러로 4.8% 불었다.보험사가 가장 적극적이었다. 잔액이 392억달러로 1년 새 127억달러(47.7%) 늘었다. 자산운용사도 441억달러로 15.9%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