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중소기업 대상 외화대출상품 급증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금융권이 기업들을 대상으로 옵션, 선물, 스왑 등 파생상품을 활용한 외화대출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특히 파생상품에 대한 인지도가 낮아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환율 변동에 대응할 수 있는 `옵션부 대출`을 적극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달러화나 엔화 등 외화로 자금을 차입한 중소기업이 대출 통화의 가치가 급상승했을 경우 수수료 부담 없이 원하는 통화로 전환할 수 있는 `외화간 통화전환 옵션부 대출`을 22일 선보였다. 그동안 외화를 원화로 전환하는 대출은 있었지만 외화를 다른 외화로 전환하는 상품은 처음이다. 예를 들어 엔화 대출을 받은 기업들은 최근 엔화가치가 올들어 9.2%나 뛰면서 환차손을 입을 수 밖에 없지만, 외화간 통화전환 옵션부 대출을 활용하면 상대적으로 약세가 예상되는 달러화로 대출을 전환할 수 있어 손실을 줄이거나 오히려 이익을 볼 수도 있다. 수은은 독자적으로 파생상품 거래를 할 때 드는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부담 없이 환율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헤지(hedgeㆍ회피) 할 수 있도록 이번 상품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산업은행도 통화스왑(Currency Swap), 선물환거래 등을 활용한 대기업들의 리스크 헤지를 지원하고 있으며 중소기업들에게도 대출 통화를 다른 통화로 전환할 수 있는 통화전환옵션을 권장하고 있다. 산은은 특히 올해 8월부터 선보인 인터넷외환거래서비스(FTS)를 통해 기업고객들에게 실시간으로 환위험을 분석해주고 적절한 헤지수단을 추천해주고 있다. 기업은행도 최근 중소기업들이 손쉽게 선물환거래를 이용할 수 있도록 거래금액에 대한 제한을 없앴으며, 중소기업 임직원을 초청해 다양한 파생금융 상품을 통한 환리스크 관리기법을 교육하고 있다. 한편 도이체방크, BNP파리바, BOA(뱅크오브아메키라), CSFB(크레디스위스퍼스트보스턴) 등 국내에서 기업금융에 주력하고 있는 외국계 은행들은 기법이 더욱 복잡해진 선진 파생상품을 활용해 자금력이 있는 대기업의 위험관리 수요를 잡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외국계 은행의 한 파생상품 전문가는 “한국 기업들의 수출입대금 결제가 많아지고 외화자산이 커지면서 환율과 금리 등 외부 환경 변화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파생상품을 활용한 헤지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최원정기자 abc@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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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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