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증시 「신시장」 개설(논쟁)

올들어 정부가 경제살리기 작업의 일환으로 경제체질 개선을 위한 벤처기업육성책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이와관련 정부일각에서는 벤처기업이나 중소기업주식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제3부시장의 개설을 주장하고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와함께 일부 연구소에서는 현재의 코스닥시장을 흡수해서 새로운 형태의 신시장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또 다른 일부에서는 증권거래소내에 제3부시장을 개설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기존 코스닥시장을 운영해온 증권업협회와 일부 증권전문가들은 이같은 주장에 대해 강경한 반대의 의사를 표시하고 있다. 이처럼 벤처기업이나 중소기업의 자금조달을 돕기위한 주식시장개설과 관련해 갖가지 논의가 나옴에 따라 앞으로 정부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산업연구원의 김원규 연구위원과 증권업협회의 오정환 상무를 통해 벤처기업이나 중소기업을 위한 바람직한 주식시장이 어떤 형태로 발전돼야할 지에 관해 들어보았다.<편집자주>◎찬성/중소·벤처기업 돈줄 필요/코스닥 연간거래량 거래소 이틀분 불과/독립운영주체 세워 공정거래 확립해야/공신력확보위한 감독·운영체계 손질도/김원규 산업연 부연구위원 현재 우리나라는 선진경제로 진입하는 과도기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진정한 선진경제로의 진입을 위해서는 우리나라 산업의 구조조정과 경쟁력 제고가 무엇보다 절실하다. 이러한 시점에서 기술 및 지식집약형의 중소·벤처기업의 육성은 가장 중요한 과제일 것이다. 그러나 중소·벤처기업은 자금조달에 있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게 사실이다. 이제는 금융자율화 추세가 확대됨에 따라 중소기업 금융도 과거와 달리 시장원리에 따라 확대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중소기업금융이 금융기관으로 부터의 차입 등 간접금융에 의존하기 보다 주식시장을 통한 직접금융 위주로 전환되어야 할 것이다. 중소기업의 자금조달시장으로서 지난 87년 4월에 장외시장이 조직화되었고, 96년 7월에는 종전의 상대매매 방식에서 벗어나 경쟁매매 방식의 자동매매 체결 시스템을 구축한 코스닥(KOSDAQ) 시장이 출범했다. 올들어 지난 4월에는 증권거래법의 개정으로 벤처기업 및 유망중소기업의 자금조달 시장으로서 코스닥 시장을 제도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효율적 운영과 투자자 보호의 법적 근거를 제공하게 됐다. 지난해 7월의 코스닥증권(주)의 출범과 더불어 거래형성 종목수는 크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새로운 입찰제도를 통해 분산된 주식이 본격적으로 거래되기 시작하면서 코스닥시장의 출범효과가 조금씩 가시화되고 있다. 입찰된 종목의 경우에는 기존 등록종목과는 달리 거래가 매일 이뤄지고 있으며 활발한 편이다. 그러나 이러한 개선조짐에도 불구하고 코스닥시장은 아직 중소·벤처기업의 직접금융을 충분히 지원하기에는 크게 미흡한 실정이다. 즉 거래소의 전단계 시장이라는 한계를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3월말 현재 코스탁 시장 등록법인수는 상장법인의 42%나 된다. 하지만 거래량은 96년도 3천5백42만주에 불과해 연간거래량이 증권거래소의 1∼2일분 규모밖에 안된다. 따라서 미국의 나스닥(NASDAQ)시장처럼 거래소 시장과 경쟁할 수 있도록 코스닥시장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필요성이 대두된다. 코스닥시장이 중소·벤처기업의 주식시장으로서 또한 거래소시장과 경쟁시장으로 확고히 자리잡기 위해서는 시장거래의 활성화와 등록법인과 상장법인의 차별성 해소, 공정거래질서 확립 등에 초점을 맞추어 다양한 조치들이 강구돼야 할 것이다. 우선 코스닥시장의 거래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벤처기업 인정범위 및 주식분산비율 확대, 시가공모증자제도 도입 등을 통해 주식의 공급물량을 확대하고 연기금 및 기관투자가, 외국인 등의 투자를 허용해 수요기반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시장의 유동성 제고를 위해 시장조성자 제도를 도입하고 결제이행보증장치 마련 등을 통해 시장운영의 효율화를 도모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상장법인과 등록법인 모두 공개기업이라는 점에서 또한 중소·벤처기업의 육성이라는 차원에서 등록법인은 더이상 상장법인에 비해 차별대우를 받아서는 안된다. 특히 자금조달 측면, 즉 해외증권 발행이나 증권거래법상 상장법인 특례조항과 관련해 등록법인과 상장법인의 차별성이 해소돼야 한다. 공정한 거래질서를 확립하고 투자자 보호를 위해 시세조종행위 등 불공정행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동시에 공시제도 또한 강화돼야 할 것인데 등록법인의 특성을 고려해 다소 탄력적으로 운용될 필요가 있다. 끝으로 코스닥시장의 발전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현재의 코스닥시장이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새롭게 태어나는 것이다. 즉 코스닥시장의 운영주체는 기업가정신을 발휘할 수 있는 독립적인 주식회사가 돼야할 것이고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인적 및 물적자본에 대한 투자를 크게 확대해야 할 것이다. 또한 시장의 공신력 확보를 위해 감독 및 운영체계도 새롭게 개편되어야 할 것이다. □약력 ▲58년 경남 진해생 ▲한국외대 무역학과 ▲현대경제사회연구원 금융연구실장 ◎반대/코스닥 확대 개편 바람직/공모제 활성화통해 주식분산유도 가능/등록·상장법인간 세제차별부터 개선을/인적 ·물적 추가비용부담 너무커 낭비/오정환 증권업협회 상무 최근에 벤처, 중소기업 육성에 관한 사회적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며칠 전에는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법이 국무회를 통과해 정부의 벤처, 중소기업 육성 의지가 그 어느때보다 확고함을 나타내 주었다. 뿐만아니라 산업연구원과 증권경제연구원에서는 벤쳐, 중소기업의 주식거래 시장인 코스닥 시장의 활성화 방안에 대해 심도있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으며 벤처기업의 창업붐과 성공사례도 많이 나타나고 있는 등 바야흐로 벤처, 중소기업의 전성시대를 맞이 하고 있는 느낌이 든다. 아무튼 코스닥시장을 관리하고 있는 증권업협회 입장에서는 벤처, 중소기업을 위한 획기적 정책 대안이 조속이 마련돼 벤처, 중소기업과 더불어 코스닥시장도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시장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이 구축될 것을 기대한다. 코스닥시장 활성화 방안에 대해서는 그동안 각계에서 많은 건설적 제안이 있었지만 논의의 초점은 발행시장 보다는 유통시장 구조개선에 치우친 감이 없지 않다. 코스닥시장은 96년 7월 발족이래 경쟁매매 체제로 전환하고 매매체결 시스템을 전면 전산화하는 등 유통시장 측면에서 많은 진전이 있었으며 그에 따라 거래규모도 꾸준히 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코스닥시장이 거래소시장 또는 NASDAQ시장등 외국의 유수한 장외시장에 비해 만족할 만한 시장구조를 갖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이는 발행시장의 기능이 극히 취약하고 세제 및 각종 제도측면에서 거래소 상장법인에 비해 코스닥 등록법인을 차별 대우한 것이 결정적 요인이라 할 수 있다. 발행시장제도의 문제점은 코스닥 신규등록시 신주공모와 기등록법인의 시가 증자제도가 정착되지 못해 기업의 직접금융 조달이 안되고 주식분산도 잘 이루어지지 않아 결과적으로 주식유통도 원할하지 못하는데 문제가 있다. 또한 세제상으로는 그동안 많은 개선이 있었으나 아직도 주식양도차익 과세문제가 일부 남아 있으며 증권제도상으로도 상장법인은 해외증권발행, 신종사채발행, 입찰보증금 대납 등의 혜택이 있으나 코스닥 등록법인은 제외되고 있다. 미국의 NASDAQ시장이 성공한 가장 중요한 요인중 하나가 주식공모(IPO)제도의 활성화이다. 우리나라 거래소 시장의 예를 보더라도 70년대 이전에는 기업공개 등 발행시장의 기능이 없고 세제 및 제도상 지원책이 미비해 시장은 존재하되 시장답지 않은 시기가 있었던 교훈을 생각한다면 유통시장구조 보다는 발행시장 및 세제개선 등이 시장활성화의 요체임을 알 수 있다. 어떤 시장이든 좋은 시장이 되기 위해서는 유통구조의 개선도 필요하지만 우량한 상품의 공급이 필수적이다. 코스닥시장의 경우도 발행시장에서 주식공모 활성화를 통해 우량 주식을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 할 것이다. 발행시장제도의 개선과 더불어 투자수요의 확충 또한 중요한 과제중 하나다. 코스닥시장은 벤처, 중소기업이 주로 참여하는 속성으로 「고위험 고수익」의 특성이 있다. 이로인해 주식투자경험이 많고 공격적성향을 가진 투자자에게 보다 적합한 시장이라 할 수 있다. 또 개인투자자보다는 전문적인 투자기법과 자금력이 풍부한 기관투자자가 이용하기 좋은 시장이다. 따라서 코스닥시장 활성화를 위해 각종 제도적유인책을 마련하여 은행, 보험, 투신, 연기금, 창투사 등 각종 기관투가가의 참여를 적극 유도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올해로 주식장외시장이 출범한지 10년을 맞이했다. 하지만 장외주식매매의 활성화를 위해 현재와 같은 형태의 「코스닥시장」으로 모습을 탈바꿈한지는 1년에 불과하다. 아무리 좋은 시장이라 할지라도 하나의 시장이 탄생하고 활성화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게 마련이다. 따라서 코스닥시장이 제기능을 발휘하기까지 제도보완과 함께 세월을 기다리는 인내의 자세도 필요하다고 본다. □약력 ▲47년 8월 대구생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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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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