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日 바둑영웅전] 무서운 아이들
미리 구상한 포석으로제1보(1~12)
단판 승부도 아니고 5번기로 세계랭킹 1위 이창호와 싸운다는 것은 전세계 프로기사의 공통된 희망 사항이다. 19세의 최철한이 그 기회를 잡았다. 그것도 한국에서 가장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국수전에서. 이 승부를 이긴다면 최철한은 담박 ‘국수’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천원 타이틀을 따고서 최철한은 자동적으로 6단이 되었다. 국내 타이틀을 따면 한 단이 올라가게 되는 한국기원의 규정 덕택이었다. 만약 국수 타이틀을 따면 또 한 단 올라갈 것이다.
지금까지 최철한은 이창호와 3판의 공식 대국을 가진 바 있다. 전적은 3전3패. 우선은 타이틀보다도 승점을 올리고 보는 것이 시급한 형편이다.
1월 14일 중국에서 열린 국수전 도전5번기 제1국에서 최철한은 백으로 1집반을 패하였다. 이렇게 해서 통산 전적은 4전4패가 되었다. 비록 패했지만 최철한은 기분이 조금도 나쁘지 않았다. 돌의 흐름을 자기가 지배했고 끝내기에서 미세한 실수만 하지 않았더라면 충분히 이길 수 있는 바둑이었기 때문이었다. 얼마든지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소개하는 것은 제2국. 경남 함양군청에서 두어졌다. 조남철 등장 이전 시대에 한국 최고수였던 노사초의 생가가 있는 곳이 함양이다. 함양군은 노사초의 유택을 홍보하기 위해 1,2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이 대국을 유치했다.
대국 당사자 이외에도 유창혁을 비롯한 여러 프로기사들이 이 행사를 위해 초대되어 애기가들에게 지도다면기를 베풀었다.
흑백이 미리 결정되어 있었으므로 최철한은 포석 방향을 미리 구상한 상태였다. 소목 두 곳과 상변의 미니중국식이 그것이었다.
/노승일ㆍ바둑평론가
입력시간 : 2004-10-22 20: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