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재신임 발언에 대해 노동계는 `정경 유착의 뿌리가 얼마나 깊은 지를 반증하는 것`이라며 노 대통령과 한나라당은 이번 기회를 통해 정경유착의 뿌리를 자르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손낙구 민주노총 홍보실장은 10일 “얼마나 우리나라의 정경유착이 심하길래 대통령이 재신임 카드까지 꺼냈는 지 당혹스럽고 충격적”이라며 “국민들이 `노 대통령이 돈을 받았나 보다`하며 의혹을 갖는 상황에서 갑자기 재신임을 묻겠다고 말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노대통령이 SK와 삼성ㆍ현대 등 다른 기업으로부터 받은 돈이 있으면 낱낱이 공개해서 재신임을 묻겠다는 등 전후 과정을 솔직히 밝혀 국민을 납득시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 실장은 또 “한나라당은 이번 일을 정략적으로 이용해서 노대통령을 공격하려고만 해서는 안 된다”며 “한나라당이 100억원으로 더 많은 자금을 받았다고 하니 더욱 책임을 지고, 돈을 받은 정치인들은 싹 물갈이 하는 등 정경유착의 뿌리를 잘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노총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지난 7개월 동안 참여정부의 국정난맥과 정책혼선에 따른 국민적 불신을 대통령이 인정한 것”이라며
“국민으로부터 재신임을 받아 국정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일수도 있지만 검찰과 야당을 압박하고 국민의 동정심을 사려는 `국면 전환용`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있다”고 밝혔다.
한국노총은 또 “국민으로부터 신임을 얻고 있는지 여부는 대통령 자신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재신임 투표는 국론을 분열시키고 국정혼란을 더욱
조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용호기자 chamgil@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