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루트발 낭보는 우리가 전한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최종 예선행 티켓을 눈앞에 둔 축구 대표팀이 15일 오후9시30분(이하 한국시간) 레바논과 3차 예선 5차전을 치른다. 대표팀의 2011년 마지막 A매치로도 관심을 모으는 경기다. 3승1무(승점 10)로 B조 선두인 대표팀은 레바논을 이기면 남은 6차전은 볼 것도 없이 최종 예선 진출 확정이다. 최종 예선에 진출하면 조 2위까지 총 10팀이 4.5장의 월드컵 본선 티켓을 놓고 ‘서바이벌 게임’을 벌인다. 대표팀은 레바논전에서 무승부를 기록하거나 지더라도 쿠웨이트-아랍에미리트(UAE)전 결과에 따라 진출이 결정될 수 있지만 완승으로 기분 좋게 중동 원정을 마무리한다는 마음가짐이다. 하지만 대표팀 사정은 썩 좋지 못하다. 컨디션 난조를 보인 기성용(22ㆍ셀틱)이 선수단에 합류하지 못했고 최근 5경기 8골을 폭발한 ‘캡틴’ 박주영(26ㆍ아스널)은 경고 누적으로 뛰지 못한다. 게다가 레바논은 한국에 0대6으로 완패한 뒤 무서운 기세로 조 2위(2승1무1패ㆍ승점 7)까지 치고 올라왔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146위로 한국(31위)에 비할 바 아니지만 중동 원정에서 FIFA 랭킹은 의미가 없다. 경기가 열릴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의 잔디 상태는 최악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조광래 감독은 거칠 것 없는 신예들에게 중책을 맡겼다. 대표팀 막내 손흥민(19ㆍ함부르크)과 지난 11일 UAE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이승기(23ㆍ광주)가 주인공이다. 둘 다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이래 생애 첫 선발 출전이 유력하다. 손흥민은 UAE전에서 후반 시작과 동시에 지동원(20ㆍ선덜랜드) 대신 교체 투입돼 특유의 스피드로 답답한 경기 흐름을 바꿔놓았다. 종료 직전에는 박주영의 쐐기골을 어시스트하기도 했다. 후반 19분 그라운드를 밟은 이승기도 빠른 발로 공격에 활기를 더하며 데뷔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눈여겨볼 부분은 이들이 레바논전에서는 다른 임무를 맡는다는 점이다. 오른쪽 측면이 익숙했던 손흥민은 섀도 스트라이커 겸 공격형 미드필더로,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섰던 이승기는 왼쪽 측면으로 이동한다. 조 감독은 ‘슈퍼 탤런트’ 손흥민의 두뇌와 K리그에서 8골 2도움을 넣은 ‘무서운 신인’ 이승기의 돌파력을 믿어 보기로 했다. 조 감독은 이들을 주축으로 원톱 스트라이커와 오른쪽 측면 공격에는 각각 이근호(26ㆍ감바 오사카)와 서정진(22ㆍ전북), 수비형 미드필더에는 구자철(22ㆍ볼프스부르크)과 홍정호(22ㆍ제주), 좌ㆍ우 측면 수비에는 이용래(25ㆍ수원)와 차두리(31ㆍ셀틱)를 기용할 계획이다. 중앙 수비는 UAE전과 같이 이정수(31ㆍ알사드)와 곽태휘(30ㆍ울산)가 책임지는 4-2-3-1 포메이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