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자원사냥꾼' 中, 호주서 잇단 오발탄

광산업체 리오틴토 이어 에퀴녹스미네랄스 인수 고배

'자원 블랙홀' 중국이 또다시 호주 광산업체 인수에 실패했다. 지난 2009년 중국 알루미늄업체 차이날코가 호주 철광석업체 리오틴토 인수에 나섰다가 쓴 맛을 본 데 이어 이번에는 중국 국영 철강업체 민메탈이 캐나다 금광업체 브릭골드에 밀려 눈독 들이던 호주 구리 광산업체 에퀴녹스미네랄스(이하 에퀴녹스)를 놓쳤다. 중국은 최근 들어 구리ㆍ철광석 등 고속 경제성장에 필요한 원자재를 직접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아프리카ㆍ남미 등지에서 넘치는 현금을 앞세워 자원 및 광산업체를 줄줄이 사들였다. 하지만 유독 자원대국 호주에서만 정치적 논리에 밀려 번번히 인수 전에서 고배를 삼키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피터 톰셋 에퀴녹스 회장은 이날 오전 성명을 통해 "바릭골드가 에퀴녹스의 가치와 잠재력을 제대로 평가했다"며 바릭골드의 에퀴녹스 인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바릭골드는 캐나다 토론토에 위치한 세계 최대 금광업체로 에퀴녹스 인수가로 1주당 8.15캐나다달러(8.54달러), 총 73억 캐나다 달러(76억달러)를 제시했다. 바릭골드와 에퀴녹스가 인수ㆍ합병(M&A) 성공에 대해 자축을 하고 있는 동안 중국 철강업체 민메탈은 말 그대로 '닭 쫓던 개'가 됐다. 민메탈은 세계 최대 구리 소비국인 중국에 구리를 원활하게 공급한다는 차원에서 이달 초 바릭골드에 앞서 에퀴녹스 측에 인수 금액 65억 달러(주당 7캐나다달러)를 제시했었다. 바릭골드가 에퀴녹스 인수 전에서 치고 나오지 않았더라도 민메탈이 에퀴녹스를 인수할 가능성은 낮았을 것으로 분석된다. 에퀴녹스 이사회는 바릭골드가 제시한 금액이 민메탈 측보다 더 크기도 했지만 이와 상관없이 민메탈의 인수 제안은 거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에퀴녹스가 규제 관련 문제 때문에 민메탈의 제안을 거부했는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호주 규제당국이 호주 기업에 대한 외국 기업의 M&A에 대해 승인하지 않고 있는 점을 우려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호주 규제 당국은 지난 2009년 중국 차이날코가 리오틴토를 인수하려 했을 때도 호주 정치권이"호주를 파는 것"이라며 반대했었다. 당시 차이날코는 리오틴토 인수 금액으로 중국의 해외 투자로는 사상 최대 규모인 244억 호주달러(260억 달러)를 제시했으나 결국 인수에 실패했고, 이로 인해 양국간 감정의 앙금이 남기도 했다. 이에 반해 바릭골드의 에퀴녹스 인수는 호주 당국으로부터 승인을 얻기가 한결 쉬울 것으로 예상된다. 에퀴녹스가 캐나다에서 영업 활동을 하고 있을 뿐 아니라 캐나다 증시에도 상장돼 있기 때문이다. 한편 WSJ는 "금ㆍ은을 비롯해 원자재 가격이 기록적인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관련 업체들의 주가도 작년부터 오름세"라며 "많은 회사들이 광산 등 관련업체들을 두고 인수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