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구제금융 딛고… '켈틱 호랑이' 아일랜드 화려한 부활

수출·투자·내수 고른 회복세에 2분기 성장률 7.7%… 유로존 최고

증세 없이도 재정상황 호전

일자리 창출·복지 지출 확대 등 경제선순환 구조 진입 여력



'켈틱 호랑이' 아일랜드가 2·4분기 중 8%에 육박하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더블딥 우려에 빠진 다른 유럽 국가들과 달리 아일랜드는 고성장을 바탕으로 증세 없이도 재정적자 규모를 줄이고 지출확대에 나설 여력을 마련했다.

아일랜드 통계청은 18일(현지시간) 2·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1.5%, 전년동기 대비 7.7%의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같은 기간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유로존의 2·4분기 GDP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로 성장이 멈춘 상태다.

아일랜드가 높은 성장세를 누리는 것은 수출·투자·내수의 고른 회복세 때문이다. 특히 수출은 전년동기 대비 13%나 증가하며 경기회복의 견인차가 됐다. 이는 아일랜드와 교역비중이 큰 영국 경제 회복에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영국은 올해 3%대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내년부터 조기 금리인상이 예상될 정도로 경제회복세가 견조하다.


가계지출도 1.8% 늘어나며 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내수회복과 은행 대출여력 확대 덕택으로 분석됐다. 지난 한해 동안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의 집값은 23%나 올랐다. 이는 7년 만의 최대 증가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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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는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7~10%의 가파른 경제성장세를 나타냈다. 켈틱 호랑이로 불리는 아일랜드 경제는 당시 강소국가의 경제성장 모델로 호평을 받았다.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로 산업비중이 높은 금융업과 건설업이 타격을 입으면서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연합(EU)에 구제금융을 요청할 정도로 재정상황이 악화됐으나 구조조정과 증세로 재정건전성을 회복하고 지난해 12월에는 유로존 재정위기국 중 가장 먼저 구제금융을 졸업하는 성과를 거뒀다.

경제회복세가 가시화하자 아일랜드 정부도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불과 1주일 전만 해도 올해 3%의 성장률을 예상한 정부는 2·4분기 지표가 나온 후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4.5%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마이클 누난 재무장관은 "경제가 침체 후 회복국면에 진입했다"며 "향후 5년간 연평균 3%의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기가 회복됨에 따라 증세 없이도 세수가 확대돼 일자리 창출과 복지지출 확대를 위한 재정여력이 생기는 등 경제 선순환 구조에 진입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 또 지난주에는 160억유로의 IMF 대출을 저금리로 연장하는 데 성공해 연간 4억유로의 이자를 줄일 수 있게 됐다. 가디언은 "이제 긴축기조에서 벗어나 일자리 확대 및 교육 및 의료복지 지출 확대의 여력이 생겼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부동산 가격 급등에 따른 거품붕괴에 대한 우려는 남아 있다. 인베스트아일랜드의 필립 오설리번 이코노미스트는 "건설업이 2·4분기에 전분기 대비 11%나 증가하는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집값 대비 신규 주택 공급 가격이 과도하게 높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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